좋은 부부는 결국 좋은 부모가 된다
나는 늘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빠 같은 남자는 안 만날 거야. “
이 한마디 안에는 많은 감정이 숨어 있었다.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면 엄마처럼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아빠가 좋은 남편은 아니었다는 판단.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도 자식에게 헌신적인 부모도 있다. 하지만 부부 사이가 좋은데도 자식에게 소홀한 부모는 거의 없다. 결국 가정의 분위기와 공기는 부부사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어릴 땐 아빠와 엄마의 싸움이 내 삶 전체를 흔드는 일처럼 크게 느껴졌다. 그런 이유로 내가 결혼을 바라보는 기준은 또래와 조금 달랐다. 배우자의 외적인 모습과 능력도 배제할 수 없는 중요한 조건이지만 ‘함께 있을 때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사람’을 제일 중요시하게 되었다.
나를 나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야 말로 평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부부가 서로를 위하는 태도는 결국 아이의 세계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있는 미래를 가끔 상상해 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한 가지 작은 로망이 피어오른다.
딸이 생긴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꼭 네 아빠 같은 남자를 만나렴’
내 딸에게 남편을 당당히 롤모델로 추천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는 좋은 남편이었다는 뜻이니까.
반대로 아들이 생긴다면 남편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길 바란다.
‘꼭 네 엄마 같은 여자를 만나야 한다’
언젠가 우리가 이런 말을 자식에게 자신 있게 건넬 수 있게 된다면, 그때야 말로 우리 참 잘 살아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