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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규 Sep 30. 2020

아빠마음읽기#4

[살아간다는 의미] 청년이 되었을 아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말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들을 보며 

새로움을 찾는 일이 어느새 익숙해졌다.     


매일이 반복의 일상이지만

너무나 힘들고 고되었던 일들이

이제는 제법 익숙한 손길로 흥에 겨운 것을 보면

새로운 갈림길에 누군가를 보살펴야 하는

책임 있는 위치에서 모든 것을 감수해내야 하는

외롭지만 당당한 아버지라는 이름의 내가 되어가는 듯하다.

     

‘어쩌면 나도’라는 미지의 생각이 현실로 다가올 때

[돌아봄]을 기억해보자     


기억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소통 속에는

담지 못한 위로되는 작은 마음들이 있었고

인정하듯 중년의 시작점을 힘차게 달리려는 의지도 있었다.     


[치열]하다

그 삶 속에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남들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는 것

뒤를 돌아보면 금세 채찍 하는 변화의 양날은 

매 순간 무섭고 두렵게 나를 때린다.


살아간다는 의미를 여유와 한 곳에 두기에 

우리 내 삶은 녹록지만은 않다.

     

오랜만에 SNS를 뒤적이다

10년이 지난 메모를 보았다.     

내 위주로 생각하는 최선
상대를 읽지 못하는 최선
그 최선은, 최선일 수록 최악
집착이 주는 열정 모두를 걷어 버리고
배려가 주는 열정 모두를 나누자   

 

약자를 위하고 모두가 존중받는 삶을 살고

땀 흘려 일하는 모든 부모를 걱정하며

퇴색되고 변질돼버린 ‘공정’의 성과를 위한 줄타기는

지속되지 못해 아쉬웠다. 

     

굳어버린 아쉬움을 뒤로하고 

십 수년이 지난 지금

겨를 없이 살아가다 나의 이름을 생각해보니

내 이름은 ‘승후 아빠’였다.   

  

나는 순간을 방패 삼아 이리저리도 살아왔지만

뒤돌아서 걷는 여유가

이젠 더 웃을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안다.     


그곳엔 결심과 나를 위한 축복이 산다.

곁에 두지 않더라도 단지 내가 찾고자 만 한다면

여전히 가까운 거리엔 나를 기다리는 이는 많다. 

     

햇빛을 가린 하얀 모자에
나에게 살아갈 방법이 되어 달라는
그 단순한 말 한마디 없이 오늘도 손길은 분주하다.

살아가는 자체가 언제가부터
너와 함께 더불어 사는 이유가 되어버렸는데
피는 꽃도 지는 잎도 이제는 마주설 수 없는 곳,
그곳이 돼 버렸다.

땀이 나에게 주는 선물을 받고
가끔은 하늘이 보내주는 벌도 받고 살다 보니
그 단순했던 엄마의 작은 푸념이 그립다.

10여 년 전 메모장 중에서..   

함께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나의 의미대로 될 수는 없다.


작은 어긋남이라도 내색만 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는 작은 행복이 더해진다. 

    

쉬운 일인 것 같지만

고집스러운 나에게 생각의 못은 꽤 단단히 고정되어있다.     


여유와 이해가 필요하다.

희생, 아집, 포기보다는

나로 인해 주어질 작은 고마움에 감사하며 살아가자

     

곧 잘 말을 따라 하는 승후 또한

이내 수많은 질문과 

성장이 주는 희로애락을 경험을 할 것이고

생각의 깊이를 가늠할 나이가 될 것이다.

     

고민과 남을 위한 생각에 시간을 두는 자는 

삶 속에 무의미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다.

승후 또한 나와 같이

치열’ 속에 공존해야 할 동반자가 될 것임에

청년이 되어 선택과 결정의 양 길에 서 있을 승후는

한번 더 돌아보고 ‘여유’롭길 바란다.    

 

같은 마음으로 지난 일을 기억하고 

돌아봄’의 기적을 믿을 수 있도록

옆에 항상 ‘승후 아빠’로 

‘여유를 바라는 청년’으로 자리해주어야겠다.

     

치열하게 돌아가는 시계가 아닌

똑딱똑딱 마음의 소리를 기억하는 승후가 되도록    

 

뒤돌아서 걷는 여유가 더 웃을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봐

모든 생활이 좀더 넉넉했으면 좋겠지?
그래서 삶의 질을 더 높이고
여유있는 삶을 살고 싶은거
그거 누구나 다 같은 마음이잖아

모든 것이 풍족한 데에서야
누구든 못하겠어?
넉넉하지 않은 게 문제지

하지만 말야
60 넘어 살아보니까
여유있는 삶을 산다는거
그거 뭐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고
마음의 여유가 더 중요하더라니까.

있어도 마음이 넉넉지 못하면
늘 쫓기는 거고
없어도 마음이 넉넉하면
늘 평안하더라니까
마음은 쓸수록 어지럽더라구

생각이 많아지면
문제도 복잡하게 보이는거야

평안한 맘으로 살고자 해도
맘대로 안되는거잖아
우리의 살아온 날들 중
평안한 날이 얼마나 되겠니

하늘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날을 주었는데
길지도 않은 날을
아름답게 살아가야 하지 않겠어!?

너도 아름답고
나도 아름답게 살기 위해
좀더 여유를 가져봐

쫓기는 마음에서는
매사 불평이 나오는거고
여유로운 마음에서는
늘 감사가 나오는거라구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라는거야

허참...

정말이라니까!?

해처럼달처럼/차문환 시인의 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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