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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Jun 21. 2024

ep 45. 도지마롤


언젠가 도지마롤을 사 먹었던 날을 기억한다.

바닐라 시트 안에 생크림이 가득 들어 있는 롤케이크. 이게 그렇게 특별한가 하면서 사 먹었는데, 눈이 동그래질 만큼 맛있는 거였다!


생크림이 이렇게 많이 들었는데 어떻게 물리지 않을 수 있지, 하면서 먹었던 도지마롤. 그때의 롤케이크를 떠올리며 시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도지마롤

* 바닐라 롤케이크 시트

쉬폰법으로 롤케이크 시트를 만든다. 정사각 5호 틀에 만들 거라 달걀은 세 개. 날이 더우므로, 얼음물을 받치고 머랭을 올리면 좋다.

시트가 다 구워지면 틀에서 빼 식힘망 위에 놓고, 유산지를 벗기지 않은 채 틀을 덮어 식힌다.


* 크림치즈를 넣은 샹티 크림

풍미를 높이기 위해 크림치즈 조금(생크림 양의10% 정도)과 꾸앵뜨로(오렌지 술)를 넣어 크림을 만든다.

단단하게 크림을 만든 뒤, 한 김 식힌 시트에 모두 올려 케이크를 돌돌 만다. 종이호일로 잘 싸서 냉장고에 넣어 2시간 동안 굳힌다.


* 슈가파우더 장식

냉장고에서 잘 굳힌 케이크에 슈가파우더를 솔솔 뿌리면 케이크 완성.




도지마롤은 정말이지 거부할 수 없는 맛이다.

부드러워서 살살 녹는 바닐라 시트에

크림치즈를 넣어 풍미를 살린 크림.


과일을 넣은 롤케이크와 달리 시트와 크림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케이크인데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이 난다. 만든 지 이틀 째에 먹으면 더 맛있다. 맛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한 판을 다 먹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슈가파우더를 뿌렸더니 유명한 도지마롤 브랜드의 케이크와 모양이 비슷해졌다. 소복소복 눈이 내린 것처럼 예뻐서 좋고, 달콤함이 추가되는 것도 좋다.


롤케이크를 오랜만에 만들어서인지, 마는 게 좀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예쁜 모양이 나와 줘서 다행이다. 크림이 부드러워서(아니면 안쪽에 과일 같은 게 없어서) 케이크가 자꾸 타원형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귀여워서 좋다.

완벽하게 동그랗지 않더라도 괜찮아. 타원형의 동글동글 귀여운 케이크라 어쩐지 더 정이 가는걸.




선풍기를 틀고, 시원한 복숭아 아이스티와 함께

케이크를 한 조각 잘라서 냠냠 먹었다.


과일도 특별한 재료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단순한 케이크가 좋을 때도 있다.

단순하지만 기본을 탄탄하게 잡은 케이크라서, 예전에 먹었던 그 도지마롤도 인기 있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도지마롤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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