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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아기와 나 Nov 22. 2017

하루하루 새로운 상대 배우.

영화 <아기와 나> 릴레이 연재 : 일곱번째 - by 배우 이이경

우리 영화는 가족을 떠난 아내를 찾는, 흔히 말해 추적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KEY를 쥐고 마지막으로 가는 길까지 매일 새로운 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대학교 동기, 선배, 처음 보는 분부터 눈에 익은 배우 분들까지

리딩 이후 오랜만에 만남에도 불구하고 인사와 함께 바로 연기를 해야 했다.

<아기와 나> 현장에서 모니터링 중인 배우와 스탭들


그래서였을까. 촬영장에 가는 길은 항상 새롭고 떨렸다. 

오늘은 어떤 분과 어떤 연기를, 호흡을 맞추게 될까. 

걱정과 두려움 보다는 설렜다.


또 애드립을 좋아하는 내가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감독님은 수위 조절을 하며 잘 잡아주셨고, 한만욱 촬영감독님 역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자연스레 시간이 경과 할수록 이 현장에서 연기하기 편해질 때 즈음 새로운 상대배우가 나타났다.


-예준이-

내 아들 예준이를 처음 만났다.

영화 속 아기 역할의 예준이


아기와 연기는 처음이었다. 일단 통제가 안 되고 관심이 가는 것에 손과 입이 앞서고, 불편하면 울음을 터트리는 상황에서 스탭들도 예준이를 안고 있는 나도 어쩔 줄을 몰랐다.

무엇이 불편한지, 필요한지, 아기가 우는 이유도 알 수가 없었다. 

불편해하는 예준이를 보면서 능숙하지 못함이, 이해하지 못함이 다 내 탓인 것 같아 미안했다.

품에 안긴 예준이


가끔 예준이는 연기 천재같은 행동으로 나를 기쁘게도, 미안하게도, 고맙게도 만들며 다양한 감정을 선물해줬다.

사실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이 잊지 못할 경험과 나의 조카를 대하는 나의 행동에도 작은 영향을 준 고마운 예준이었다.


예준이와 나


-

'좋은배우'란 무엇인가?


난 아직 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아니, 어쩌면 답 이 있을까 싶다.

지금 나는 작품에 앞서 캐릭터를 부여 받으면, 

그전에 해왔던 캐릭터와 절대로 겹치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며 다른 배우가 생각 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그것이 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시청자, 관객, 감독님을 만족시키려 소위 말해 애쓴다.



나는 '아기와 나' 손태겸 감독님을 만족시키는 배우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도일이는 감독님이 쓰고 만드셨고, 이이경이 마침표를 찍었다.


'도일' 캐릭터를 만들고 연기한 두 사람, 손태겸 감독과 배우 이이경 


※ 지금까지 <아기와 나> 브런치 연재를 구독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일곱번째 연재를 마지막으로 <아기와 나>의 연재가 종료되었습니다.

11월 23일 영화 <아기와 나> 가 개봉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예매^^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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