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주 핫하게 떠오르는 중국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샤오미인데요. 샤오미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19%의 삼성에 이어 17%의 수치를 보여 2위로 우뚝 섰습니다. 애플이 14%로 그 뒤를 이었죠. 샤오미가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2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지금부터인데요. 6월로 한정하면 샤오미는 드디어 삼성과 애플을 뛰어넘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의 6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1974만 대, 17.1%로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반면 1812만 대, 15.7%를 판매한 삼성이 2위, 그리고 1647만 대, 14.3%를 판매한 애플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지형도가 삼성-화웨이-애플 3강으로 정리되었다면 화웨이가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나락으로 떨어진 뒤 시장의 지형도는 삼성-샤오미-애플 3강 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4위, 점유율 10% 초반 정도의 업체였던 샤오미는 어떻게 화웨이와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요?
허만밀러 인체공학 의자 사무실 의자 herman miller
아이러니하게도 샤오미의 급부상에는 화웨이의 나락이 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화웨이가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삼성이 화웨이의 글로벌 점유율을 흡수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더욱 굳힐 것이라고 내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시장 양상은 매우 재미있게 흘러갔는데요.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삼성이 아닌 중국의 기업이었던 샤오미, 오포, 비보가 사이좋게 나눠 가졌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확보하고 있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중국 기업들에게 내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국 이외의 안방으로 어겨졌던 유럽 지역에서도 최초로 선두를 샤오미에게 내주었습니다. 샤오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에서 사랑을 많이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모든 유럽 지역에서 삼성이 패한 것은 아니지만 1억 이상 인구의 가장 큰 시장을 자랑하는 러시아와 우리나라보다 많은 인구를 가진 스페인과 이탈리아 시장에서의 약세는 되짚어보아야 할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인도에서 샤오미는 중저가와 온라인 판매를 앞세워 28.4%의 점유율을 가져가 17.7%에 그친 삼성전자를 크게 따돌렸습니다. 이제 인도시장은 샤오미의 대표적 텃밭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입니다.
삼성 갤럭시는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빼앗기면서 세계 1위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갤럭시 천하라고 불릴 만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샤오미에게도 허덕거리면서 겨우겨우 경쟁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베트남의 코로나 19 감염 상황의 악화로 삼성 스마트 폰의 50%가량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가동이 멈췄기 때문입니다. 출하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니 판매량도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죠.
삼성의 생산이 주춤한 때에 샤오미가 빠르게 빈 시장을 잠식한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베트남 삼성공장이 정상화되고 출하량이 회복되면 다시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부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왜 화웨이가 골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샤오미가 화웨이의 점유율을 대거 끌어오는 동안 오히려 삼성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느냐는 것입니다.
분명 삼성도 세계 1위 기업으로서 화웨이가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었을 텐데 왜 점유율은 퇴보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갤럭시 S 시리즈의 부진입니다. 갤럭시 S20에 비해 S21은 그 판매량이 더 저조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격 인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점유율이 점점 낮아지는 것은 베트남이 아닌 근본적인 부분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의 하락이 계속되는 이유는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샤오미의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화웨이 점유율 흡수의 영향이 크지만 그와 별개로 삼성전자 갤럭시와 비교했을 때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갤럭시의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브랜드 전략이 일관되지 못합니다. 애플은 왜 아이폰을 일 년에 딱 한번 발표할까요? 그것도 하반기에 말입니다. 애플은 신제품 발매 텀을 한 번도 좁히거나 늘린 적이 없습니다. 꾸준히 매년 8~10월 사이에 신제품을 발표합니다. SE 시리즈가 발표되지 않는다면 신제품 출시 1년 주기를 잘 바꾸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이러한 일관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아이폰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관된 애플의 마케팅 전략은 굉장히 성공적으로 아이폰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브랜딩 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갤럭시의 신제품 발매 주기를 보면 뭔가 일관성이 없어 보입니다. 갤럭시는 S20시리즈까지 상반기 S시리즈 – A 시리즈 – 갤럭시 NOTE – A 시리즈라는 나름의 출시 루틴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출시 루틴에 S시리즈가 부진하다고 중간에 FE를 끼워 넣고, 반응 시원치 않다고 또 다른 신제품 끼워 넣고 하면서 갤럭시 시리즈가 프리미엄 브랜드답지 않게 신제품 발매 주기가 매우 들쑥날쑥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런 경우 갤럭시라는 브랜드가 어떤 소비층을 겨냥하는 것인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고 브랜딩 전략을 펼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소비층이 여러 층으로 나뉘기 때문에 어떤 기기에 어떤 특성을 부여할지가 매우 애매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1등의 조바심은 역효과를 내기 마련입니다. 모든 소비층에 어필하겠다는 것은 욕심에 불과합니다. 차라리 타깃 층을 확실하게 정하고 그 타깃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 브랜딩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는 더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갤럭시가 이제까지 구축해 온 “기술 혁신” “공돌이들을 갈아 만든 폰” 등 기술 혁신에 특화된 하이테크 기기의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갤럭시의 기본 품질에 대한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가깝게는 갤럭시 S21의 발열 이슈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이라는 밀폐된 내부 공간에서 고사양의 퍼포먼스가 필요한 작업을 빈번하게 실행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발열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은 아이폰이라고 해서 피해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폰과 갤럭시 S21의 최대 차이라면 아이폰은 발열을 용인 가능한 수준에서 적절하게 통제한다는 점입니다. 반면 S21은 발열 제어에 완벽하게 실패했죠.
S20의 카메라 초점 이슈는 S20부진에 기름을 끼얹었죠. 처음 1억 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가 탑재되어 기대감을 한껏 올렸지만 카메라 초점 이슈와 버벅거림은 기대감을 가지고 구입한 소비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주력 기능으로 밀었던 기능이 결함이 터졌으니 이미지 추락은 예정된 수순이었죠.
여기에 S21 발열 이슈까지 연이어 터지니 이젠 기술의 삼성 혁신의 갤럭시라는 브랜딩 이미지가 무색해져 버린 것입니다. 삼성이 주력 플래그십인 S시리즈의 결함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다시 갤럭시 화형식을 거행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반면 샤오미는 삼성이 이렇게 삽질을 하는 동안 화웨이의 점유율을 흡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또한 품질과 혁신 면에서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급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단순히 화웨이 몰락의 반사 이익이라고 치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삼성은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불타오르는 불량 애니콜을 바라보며 다시는 불량 제품을 만들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그때의 독기를 다시 품기 원합니다. S22에는 AMD와 합작하여 출시되는 최초의 AP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됩니다. 정말 루머가 사실이길 바랍니다. 스냅드래건은 물론 애플 A프로세서마저 씹어먹는 괴물 성능이 실제 발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삼성은 갤럭시 S10부터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한 불량의 그림자를 어서 빨리 벗어던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일관된 브랜딩 전략을 통해 추락하고 있는 갤럭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