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이라고 어떻게 확신해?(1)

결혼 상대 분별법(1)

by 금머릿

캄캄한 밤. 아무도 없는 놀이터. 단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뜬금없이 그가 말했다.


“나 군대에서 태권도 1단 땄었어.”


나는 웃었다.


‘굳이 그 얘기는 왜 꺼내는 걸까?’라는 마음속 의문은 숨긴 채.


그는 말했다.


“보여줄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내가 왜 봐야 하지?’라는 생각은 속으로만 했다.


그는 앉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태극 1장을 시연했다. 나는 숨죽이며 그 모습을 지켜 보았다. 그의 앙다문 입술과 진지한 눈빛을 보면서 나는 무언가를 떠올렸다. 긴 꼬리 깃털을 부채처럼 활짝 펼친 공작새, 커다란 뿔을 바닥에 마구 문지르는 사슴, 밤새 개굴개굴 울어대는 개구리....


연애 5년 즈음하여 누군가 물었다. “결혼할 거야?” 지금 연애하고 있는 그와 결혼까지 갈 거냐는 질문이었다. 내 마음속 대답은 ‘그렇다’였지만, 내 입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식장에 들어가 봐야 아는 거’라고 주변에서 흔히들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10년 가까이 교제를 하고도 헤어지는 커플을 본 터였기에, 나는 감정과 달리 이성적인 답변을 택했다.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확답은 어리석은 거니까.


오늘날은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연애하고 헤어지는 것은 입에 오를 주제도 되지 못한다. 식장에 들어가도 이제는 모를 사회가 되었다.


11쌍 중에 1쌍(9.3%, 2004 법원행정처)이 이혼하는 시대이다. 이혼의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성격 차이’(2014 사법연감)가 꼽힌다.


연애 후 결혼이든, 결혼 후 연애이든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상대를 정했을 터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부부로서의 연합을 어려워하고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나와 잘 맞는 사람, 결혼해도 좋을 사람,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


각자 나름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외모, 성격, 인품, 직업, 종교, 가치관, 관심사, 집안, 재력, 건강 등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기준에 부합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수학을 잘 모르고 확률이나 통계를 잘 모르지만, 그 답을 0%라고 답해 보려 한다.


그 모든 기준을 훌륭히 통과할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렵겠지만, 내가 그 기준에 합격할 가능성도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까?


물론 그 모든 것을 고려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결혼하기 전, 따질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따지는 것이 어쩌면 아주 이성적이고 현명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을 따지면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결혼하고 싶을 만큼 그 사람이 예뻐 보이는가?’

아무도 없는 놀이터 /출처 : 미리캔버스

<2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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