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이라고 어떻게 확신해?(2)

결혼 상대 분별법(2)

by 금머릿

‘예쁘다’는 말은 네이버 국어사전에 의하면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외적인 의미에서의 정의다. 또한 ‘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라는 의미도 있다. 내적인 의미에서의 정의다. ‘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서 흐뭇하다.’라는 연령적인 측면에서의 의미도 있지만, 여기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의미는 내적인 의미로서의 ‘예쁘다’이다.


실제 내가 내 짝으로 확신하고 결혼을 결정한 그는 상당 시간 나에게 ‘예뻐 보이는 이’였다. 뜬금없는 태극 1장이, 그것도 여자들이 기겁한다는 군대 이야기와 맞물려 멋있을 리 만무하건만 나는 그가 예뻤다. 그때부터 그가 예뻐 보이는 순간은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렇게 얘기하면 우리가 정말로 불타오르는 사랑에 잠식된 것처럼 들리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진절머리 날 정도로 싸웠고, 막말을 퍼부었고, 주변 사람을 힘들게 했다. 그러나 우리가 결혼에 골인하고, 2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여전히 그에게서 예쁜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한 기업에서 적잖은 팀원들을 이끄는 팀장으로서 그는 꽤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다. 이성적이고 계획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의 그는 가끔 그 성향 때문에 나의 불만을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종종 내 앞에서 개그 본능을 감추지 못한다. 조금 자중했으면 하는 바람에도 끝내 볼썽사납게 코믹 춤을 선보인다. 세 아이들과 내가 기겁을 하든 말든 잠재되어 있던 욕망을 표출하고 끝내는 우리를 웃게 한다.


기가 찰 노릇이지만, 그 모습이 나는 너무 예뻐 보인다.


결혼 18년 차 되던 해에 우리는 ‘이혼’이라는 무서운 말을 언급하며 정말 심각하게 다퉜다. 화해의 과정이 이전보다 많이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그때를 돌아보면 아직도 살이 떨릴 만큼 두렵고 슬프다. 그때 우리가 다시 연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내 답은 여전하다. 그가 예뻐 보였다. 그가 몹쓸 말로 내 마음에 상처를 주었어도 ‘미안하다’고 하는 그 눈빛이, 그 입술이, 그 마음이 예뻐 보였다.


누군가는 이 ‘예쁘다’를 사랑스러움, 귀여움, 안쓰러움, 보호본능 등의 감정으로 대체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나쁘지 않다. 어떤 기준에서의 예쁘다이든, ‘예쁘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감정이 있다면 그 사람은 결혼 상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의 옆에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그 사람의 무엇이 당신을 끌어당기는가? 수많은 요소들 중에서 당신을 미소 짓게 하는 부분이 있는가? 그리고 그 부분이 당신의 눈에, 당신의 마음에 예쁘게 보이는가?


마음껏 따져라. 외모, 성격, 인품, 직업, 종교, 가치관, 관심사, 집안, 재력, 건강.... 막고 싶지 않다. 그러나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그저 상대가 ‘예뻐 보인다’면 제발 놓치지 말길 바란다.


그 사람은 당신의 평생의 반려자일 수 있으니까.

이전 02화내 짝이라고 어떻게 확신해?(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