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인간」모리스 블랑쇼 읽기(14)
"당신이 그 점에서 떠날 수 없었단 걸 생각하면 너무나 가혹해요. 그리고 당신이 그 점에 온 힘을 다해 희생했다는 것도요. 그런데 이 점은 고정된 것 같지 않아요." 나는 그 지점이란 것을 상기하려 애썼다. 나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말했어야 했다. 이 지점은 또한 그녀이기도 하다고. 그녀와 함께 있고 싶은 욕망은 이 지점을 통과했고, 그것이 나의 지평이 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내 방에 살고 있다. 바로 내내 옆에서. 아니, 나에 대한 생각 옆에서라고나 할까? 때때로 그녀가 나를 감시하는 것 같았다. 나쁜 의도나 내가 그녀에게 숨겼을지도 모르는 것을 찾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우회로를 찾는 데 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녀는 그녀의 본원성이나 내가 하는 생각에 신경을 썼다. 필요한 침묵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면서, 그 밖의 모든 것만큼이나 작아지면서, 이러한 생각들을 통해 빠져들고 싶은 열에 들뜬 은밀성을 기대하면서. 그것이 바로 이 겨울의 가장 나쁜 점이었다.
내 방은 그녀와 교수의 방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밤이면 다른 모든 사람 사이에서 그의 기침 소리, 어떤 때는 신음 같고, 압승을 거둔 자의 비명과 같은, 아픈 사람이 내는 것 같지 않은, 오히려 그의 곁을 지키고 가로질러 가는 유목민에게나 어울릴 헐떡거림을 상기하는 야만적인 소음을 듣는다. 그것은 그가 말했듯이 "마치 한 마리의 늑대처럼" 그렇다. 그것은 그녀를 나로부터 지키려는 끔찍한 소음이었는데, 하지만 그녀 역시도 그 소리를 들었고, 저항하지 못할 힘으로 그녀를 동요하게 만드는, 나에게서 나오고 나를 관통해서 그녀에게 도달하는 소리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침묵이 다가왔다. 모든 것이 망각된 행복한 고요의 순간이.
(34~36p)
1.
심야의 비명은 광기 어린 전사의 칼이다. 안온한 어둠, 낮게 깔리는 안개를 거부하는 힘은 중력의 악령을 겨눈다. '한 마리의 늑대처럼' 무거운 것의 목을 사정없이 문다.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그르릉거리는 낮고 높은 소리. '압승을 거둔 자'의 만족스러운 포식(飽食), '끔찍한 소음'이다. 뜯긴 살점 사이로 낭자하는 피, 고통에 신음하는 얼굴은 뜨거운 사랑의 흔적이다.
2.
오직 끝없는 전투 속에 울리는 비명만이 우리를 지킬 수 있다. 밝힐 수 없는 소리. 그에게서 나오고, '나를 관통하며 그녀에게 도달'하는 무위이자 전부인 감각. 이곳의 전투는 전혀 다른 가능성이기에. '그 밖의 모든 것만큼이나 작아지는' 환원을 단호히 거부할 뿐이다. 바깥을 향한 사랑, '고정되지 않은 점'을 찾아, 모험을 지속하는 '열에 들뜬 은밀성'.
끔찍한 비명은 말해지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극단에 이른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침묵. '모든 것이 망각된 고요의 순간' 삶의 우회로는 열린다. 나의 삶의 '지평'이자, 유일무이한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