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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May 02. 2024

파멸의 다이빙은 소멸 너머로 향한다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에밀리 디킨슨 읽기(9)



1.

사랑이란 죽은 이도 분명 소생시킬 수 있는 것

난 생각하지, 그것마저

이 거인으로부터 멀리할 수 있을지

- 거인의 발아래 짓이겨질 운명. 바깥이 없는 곧은길은 유한자의 잔인한 미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지 않은. 희미한 빛은 영원회귀의 굴레에도 가깝고도 멀리 있다. 직선의 움직임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유일무이한 존재 사건.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_안토니 가우디


2.

소멸의 권리란 분명

당연한 권리

소멸하라, 그러면 우주는

저쪽에서

저의 검열관들을 모으고 있으리니

- 시작된 존재의 권리이자 의무. 죽어감은 당연한 표정으로 당신을 더듬는다. 그러나 검열관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틈새의 시간. 파멸의 다이빙은 느닷없이 소멸 너머로 향한다. 무한을 향한 끔찍한 도약으로 가능한, 전적인 불능.


(107~116p)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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