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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ul 19. 2024

희미한 빛을 뿜으며 베일에 가려져 있는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 읽기(18)



영혼이 작아지지만 않는다면

보자도르 너머로 가려는 자는

고통의 고개를 넘어야만 한다

신은 바다에게 위험과 나락을 주었지만

천국을 비춰 준 곳도 바로 그곳이니


  혼돈을 품으며 비로소 춤추는 별이 되는. 고통의 시간은 작은 죽음을 선물한다. 죽었으나 죽지 않고 건너간다면 도착하는. 느닷없이 열리는 틈새는 기이한 욕망과 맞닿으며 극단적 황홀감으로 도취된다. 오직 '위험과 나락'을 겪어 내야만 가능한 재앙의 아름다움. 존재 사건은 희미한 빛을 뿜은채 베일에 가려져 있다. 


(186~1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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