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아있으나 너무도 죽어있다
「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 읽기(1)
나는 도망친다. 나는 모든 창에 매달린다. 사람들은 창에서 어깨를 돌리고 삶을 향하나, 내 그 창유리 속에서, '영원'의 순결한 아침이 금빛으로 물들이는 영원한 이슬로 씻기어, 축복받으며
내 모습 비춰 보니 내가 천사로 보이는구나! 그리고 나는 죽어 - 그 창유리가 예술이건 신비이건 - '아름다움'이 꽃피는 예전의 하늘에 내 꿈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
한결같은 표정을 한, 핏기 없는 얼굴들. 고개를 돌린 삶은 살아있으나 너무도 죽어있다. 선명한 거울에 나타날 수 없는 끔찍한 천사의 미소. 순진무구한 세이렌은 키타라의 음악 너머로 당신을 유혹한다. 오직 최초의 움직임만이 다가가는. 텅 빈 창에 비친 심연은 당신이 없는 곳에서 우리를 바라본다. 어깨를 돌리고 마주한 전적인 신비. 순진무구한 악마는 비로소 명명될 수 없는 비밀로 다시 태어난다.
(1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