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안 노을 축제를 다녀왔다.
오늘 유난히 하늘이 높고 푸르러, 노을을 한껏 기대했다. 차 안으로 스며드는 햇살을 맞으며 뭉게구름을 바라봤다. 날씨가 좋아 분명 예쁜 노을을 볼 줄 알았다.
막상 가보니,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해가 수평선 사라지자 찬바람이 살을 뚫고, 해는 구름에 가려 노을은 생각보다 선명하지 않았다. 사람들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만 싸늘하게 느껴졌다.
재즈 페스티벌도 함께 열렸지만 낯선 리듬은 내 마음과 잘 맞지 않았다. 어쩐지 그곳의 모든 풍경이
기대와 달리 어긋나 있는 느낌이었다.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나침반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분명한 방향 없이 떠도는 시간도 사실은 필요한 건 아닐까.
오늘처럼, 날씨가 좋아 선명한 노을을 기대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한 저녁이었다. 그래도 기대와 다른 하루였지만 충분히 의미 있었다. 방향을 잃은 하루여도, 나침반은 여전히 나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