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by 정미옥

봄이다.

저번 주 출퇴근길까지만 해도 롱패딩에 목워머까지 둘러야 했다. 나이가 들수록 몸에 스치는 찬 공기가 오래 남는다. 그래서인지 계절이 바뀌는 순간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잠깐 멍해졌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출근해야 하나. 어제 토요일이라 쉬었으니 오늘은 일요일이다. 괜히 안도감이 들었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직장 건물 뒤편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 순간, 언덕길 벚나무들이 한꺼번에 꽃을 터뜨리고 있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단단히 맺혀 있던 꽃망울이었는데, 하루 사이에 봄이 이렇게 와버렸다. 조금은 갑작스럽고, 그래서 더 신기한 봄이다.


오늘 1시까지면 1분기 ‘매일 글쓰기’가 끝난다.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글쓰기는 나에게 무엇일까.


몇 년 전부터 매일 글쓰기에 참여하며 블로그에 글을 써왔다. 꾸준하지는 못했지만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 힘들 때마다 다시 붙잡았고, 그렇게 이어온 시간이 나에게는 하나의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자꾸 밀린다. 피곤하다는 이유, 집에 노트북이 없다는 핑계, 승진 공부로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변명. 이유는 많지만 결국 쓰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70% 정도는 채웠던 기록이, 최근 2주 동안은 아예 멈춰버렸다.


나는 아직도 글쓰기가 어렵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왜 이렇게 표현이 서툰지, 몇 년을 썼는데도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쓰고 싶다.


퇴근 후 조용한 시간에 한 줄이라도 적어 내려가던 그 순간들이 나를 버티게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글쓰기는 나를 잘 표현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놓지 않기 위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지금의 이 문장들이 쌓여 나만의 방식으로 꽃을 피우기를 바란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은 서툴러도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