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도 겨울 내내 품고 있던 꽃망울은 끝내 터진다.
봄이 왔다고, 이제는 피어도 된다고 조용히 알려준다.
얼어붙어 있던 마음에도 작은 숨결이 스민다.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새삼스럽다. 새해 벽두도 아닌 3월 3일에 올해의 목표를 다시 다짐한다.
얼마 전 사무관 보고서 평가 심사 대상자 명단 공문이 내려왔다. 그 명단 안에 내 이름이 있었다. 가슴이 벅찼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동안 몇 년째 평생학습관과 도서관을 오가며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스피치를 배우고, 도서 모임에 나갔다. 오늘의 나를 위해 조금씩 준비해 왔다.
여전히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이 엉키고, 생각은 매끄럽게 정리되지 않는다. 몇 년간의 준비로 겨우 도약은 했지만, 아직 비상은 아니다. 모든 것이 맞물려 한 번에 날아오르길 바랐지만, 돌아보면 노력은 늘 조금씩 모자랐다.
근평 순위가 높지 않다. 퇴직까지 몇 해 남지 않았다. 올해는 승부를 봐야 한다.
계획을 세우면 정말 계획대로 해낼 수 있을까.
10월에 시험이 있다.
10월이 되면 마음이 조급해져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이다.
3월부터 9월까지, 다섯 달.
지금까지의 익숙한 루틴을 벗어던지고, 목표 지점만 바라보며 달려가야 한다.
꽃망울이 망설이지 않고 터지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