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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Dec 17. 2021

내 인생의 듀엣곡 Best 10

얼마 전 당뇨 판정을 받고 식사 후 대략 5Km씩 걷기 시작했다. 운이 좋아 아침, 점심, 저녁 식사 후 모두 걸을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면 하루에 15Km까지도 걷는다. 걸을 땐 주로 알라딘 eBook으로 책을 읽거나, Apple Music이 골라주는 음악을 듣는다. 오늘은 수지 쿼트로(Suzi Quatro)와 크리스 놀만(Chris Norman)이 부른 "Stumblin' in"이 들려왔다. 음악을 듣자마자 난 갑자기 중학생 시절의 그 어느 날로 빨려 들어갔다. 음악은 참으로 위대하다. 언제든 그 음악에 빠져 들었던 시절을 강제 소환하니 말이다. 글로 풀자면 소설 한 권이 나올법한 그 시절의 상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엉뚱하게 내가 좋아하는 듀엣곡 베스트 10을 선정해 보았다.


1. Stumblin’ in (Suzi Quatro & Chris Norman)

첫 번째 곡은 이 글의 모티브를 제공해 준 Stumblin’ in이다. 여성 록커로 알려진 "수지 쿼트로"는 록커답지 않은 달달한 목소리로, 스모키의 "크리스 놀먼"은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50이 넘어 연애라는 감정이 메말라 버린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https://youtu.be/dLmJSxDrKBM?si=K752QA9blIaYDFvZ



2. Trouble Maker (장현승 & 현아)

두 번째 듀엣곡은 비스트의 "장현승"과 포미닛의 "현아"가 부른 "Trouble Maker"를 꼽았다. 그 이전에도 뭇 청춘들을 설레게 했던 많은 듀엣곡이 있었지만, 그저 설레게만 했을 뿐 이 곡만큼 파격적인 충격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순정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비율을 가진 장현승과 호불호를 뛰어넘는 현아의 섹시함이 한껏 돋보이는 듀엣곡이다. 끔찍하게도 나는 이 노래를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자 둘이 부르는 걸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https://youtu.be/ORz78nrqXvw

링크가 안 열리는 이유는 유튜브 정책 탓이다. ㅠㅠ


3. 사랑보다 깊은 상처 (박정현 & 임재범)

대한민국 최고의 남녀 보컬 "임재범"과 "박정현"이 부른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아무나 따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이 노래의 유일한 단점이 아닐까?


https://youtu.be/MYJZ6Uq7wE8

태어날 때 이펙터를 목에 달고 태어난 가수 임재범과 말이 따로 필요 없는 박정현… 지금 보니 베이시스트가 군대 쫄병이네?


4. Endless Love (Lionel Richie & Diana Ross)

"라이오넬 리치"와 "다이아나 로스"가 부른 "Endless Love"는 1980년 "브룩 쉴즈"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 주제가다. 영화 <품행제로>였나? 여학생들끼리 대한민국 아이돌의 시조 격이었던 김승진 파와 박혜성 파로 나뉘어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여학성들이 김승진 파와 박혜성 파로 나뉘었다면, 당시 남학생들은 소피 마르소 파와 피비 케이츠 파로 나뉘어 있었다. 브룩 쉴즈 파는 본 적이 없는데, 1965년생으로 소피 마르소(1966년생)보다 한 살 많고, 피비 케이츠(1963년생)보다는 두 살이나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팬덤이 형성되지 않았던 이유는 영화 <Endless Love>가 미성년자 관람불가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시 16세의 나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매력을 풍겼기 때문에 아마도 나보다 살짝 윗세대들이 브룩 쉴즈로 대동단결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내가 가장 먼저 외웠던 팝송 가사가 바로 "Endless Love"였고, 지금도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 나의 암기 재능은 중학교 때 뜻도 모르는 팝송 가사를 외우는 데 다 써 버려서 지금은 암기 능력이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중학교 때 사람들 앞에서 팝송을 부르면 박수와 함께 들려왔던 찬사가 "노래를 잘한다"가 아니라 "그 긴 가사를 어떻게 외웠니?"였다. ㅠㅠ


https://youtu.be/msHQHk3NrnY

동영상 꼭 보시고, 브룩 쉴즈의 미모에 풍덩 빠져 보시라!


5. Suddenly (Cliff Richard & Olivia Newton-John)

중학교 때 다른 친구들이 소피 마르소와 피비 케이츠에 빠겨 있을 때 사실 난 "Oliva Newton-John"에 빠져 있었다. 당시 학교 앞 문방구에는 연예인 사진을 표지에 끼워 넣은 연습장을 팔았는데, 내 연습장 앞뒤, 그리고 속표지에는 올리비아 뉴튼 존 사진이 겹겹이 끼워져 있었다. 수업 중에 친구에게 자랑하다가 당시 '빈데'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심재구 선생님께 모두 압수당했지만... 호주 출신이었던 올리비아 뉴튼 존은 당시 영국의 아이돌이었던 "클리프 리처드"에 의해 픽업되어 가수로 데뷔했는데, 클리프 리처드는 우리나라에 내한 공연을 왔을 때 이대생들이 속옷을 벗어던져 화제가 되었던 그 클리프 리처드가 맞다.


https://youtu.be/B26pyWvYuCc

둘이 사귀기도 했다는 후문이...


6. Summer Night (John Travolta & Olivia Newton John)

"올리비아 뉴튼 존"이 지금은 뚱땡이가 된 "존 트라볼타"와 함께 출연한 뮤지컬 영화 <그리스(Grease)>에서 가장 첫 번째 나오는 듀엣곡이다. <그리스>의 맨 마지막에도 "You're the one that I want"라는 듀엣곡이 나온다. 내가 알기로 이 당시 올리비아 뉴튼 존의 나이가 30 언저리였는데, 앞머리를 짤게 자르고 고등학생으로 나온다,


https://youtu.be/ucU5c9ilIIc

존 트라볼타와도 스캔들이 있었다.


7. Time to say goodbye (Sarah Brightman & Andrea Bocelli)

만약 천사에게 목소리가 있다면 그 목소리는 "사라 브라이트만"과 가장 비슷하지 않을까?


https://youtu.be/g3ENX3aHlqU


8. Ebony & Ivory (Paul McCartney and Stevie Wonder)

존 레논의 말을 빌자면 예수보다 더 위대한 밴드인 비틀즈의 폴 맥카트니와 가장 위대한 흑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부른 매우 의미 있는 가사의 노래다. 피아노 건반이 흑과 백이 어울려 훌륭한 하모니를 내듯, 인종을 뛰어넘어 화합하자는 매우 계몽적인 내용… 곡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흑백 문제를 가벼이 다루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듣기도 했다. 미국의 음악잡지 블렌더는 "Ebony and Ivory"를 사상 최악의 곡 10위에 올렸다. 그리고, 2007년 10월, 영국 BBC 라디오 청취자들은 이 곡을 역사상 최악의 듀엣 곡으로 선정했다.


https://youtu.be/PSvnIwg0lEA


9. Perhaps Love (Plácido Domingo & John Denver)

미국 컨츄리 음악을 대표하는 "존 덴버"와 가장 대중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가 함께 부른 듀엣곡이다. 그런데 왜 사랑 노래를 남자 둘이 불렀을까?


https://youtu.be/-6EEcfP0QiI


10. 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 (윤미진 & 조국과 청춘)

마지막 선곡에 고개를 갸웃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노래는 1992년 민중가요가 대중화되는 시기에 등장해 실제로 학생운동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 노래를 듣고 학생운동을 시작했다는 지인도 있다. 여자 가수는 지금도 언더에서 활발하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윤미진"이고, 남자 가수의 이름은 알지 못한다.


https://youtu.be/JnRwfWmbodg

 

※ 가수의 표기 순서는 노래를 부른 순으로 정렬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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