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 선거를 앞두고 단톡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ㅎ
교육은 우연을 필연으로 둔갑시킵니다. 서울대에 입학하는 건 우연의 힘이 더 클까요, 아님 필연의 힘이 더 클까요? "로버트 플랭크"는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통해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를 구분하는 가장 명쾌한 질문은 성공의 원인을 묻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대부분의 보수주의자들은 성공의 원인이 자신의 실력과 노력이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단지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 한다고… 미국의 미식축구 감독인 베리 스위처는 자서전에서 어떤 사람은 자신이 3루에서 태어났는데, 3루타를 친 걸로 착각한다는 말로 능력주의를 비판했습니다.
서울대는 단지 운만 좋다고 들어갈 수 있는 학교는 아니죠. 분명 노력도 한몫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노력의 이면에는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운이 더 컸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학력이 노력이라는 필연과 더불어 어쩌면 더 큰 우연이 개입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할 수만 있다면 그 우연으로 얻어진 몫은 자신이 아닌 사회에 내어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비숫하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정 믿음이나 신념 또한 자신이 노력한 필연의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이런 얘기가 적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자신과 다른(“높은”이 아니고) 학력, 믿음, 신념,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지나치게 “혐오”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힌 상태에서 자신을 조롱하는 로마 병사들을 보며, 저들은 스스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니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던 것처럼…
참고로 제가 예수님 말씀을 인용하긴 했지만, 전 매우 독실한 ”안티 크리스챤“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스물스물 혐오의 감정이 우리의 이성을 잠식하는 듯 보여 주제 넘게 글을 써 보았습니다.
※ 대문사진 출처: 뉴스앤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