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사람 면접의 다른 점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한다는 것은 요즘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 상담사, 자산 관리사, 데이터 애널리스트 그리고 의사처럼 질병을 진단하기도 한다. 컴퓨터 엔지니어들이 모이면 어떻게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다음 프로젝트를 이끌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창이다. 물론 실리콘밸리라도 인공지능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도 필요하고 편해서 쓰긴 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이 바꾸어놓을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일자리에 관해서는 다들 한 목소리다. 어느 정도의 미래에 인공지능이 상당량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앞으로 1년? 3년 아니면 5년? 그러나 그 누구도 감히 5년 이후의 예측은 엄두도 내지 않는다.
주식시장이나 투자자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인공지능 시장의 거품이 꺼질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 시작에 불과한지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특히 미국 전 지역에서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센터의 구축이 뜨거운 경제적 정치적 논쟁거리가 된 지 오래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3 - 4년 전부터 인공지능으로 주행하는 로보택시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예전에는 로보택시가 신기해서 또는 우버나 택시보다 싸서 부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로보택시가 더 비싸다.
왜 사람들은 더 비싼 로보택시를 선호할까?
아직도 로보택시를 사용하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라 그럴까? 특히 미국에서는 로보택시가 운행되고 있는 도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이나 잠시 방문한다면 로보택시를 경험하고 싶어서 더 비싸고 오래 걸려도 로보택시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로보택시에 관한 흥미로운 설문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왜 더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로보택시를 우버나 택시 보다 더 선호하냐고 묻는 질문에 사람들은 '운전자와의 대화나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한마디로 시간과 돈을 더 들여서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한다는 것이다.
면접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생기는 스타트업은 당연 인공지능으로 인간을 대처하는 서비스에 관한 것들이다. 특히 고객상담원, 각종 안내원, 통역사 그리고 데이터에 관련된 애널리스트 등의 직종들을 인공지능 서비스로 변화시키는 직군의 대다수다. 여기에 요즘은 리크루터들 또는 헤드헌터들이 많이 포함이 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특히 인사과 인력을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대체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도 지난 3 - 4년간 인력 감소와 정리해고 대상에 많이 포함된 인사과 인력 중 특히 리쿠르터에 관련된 인력들의 숫자가 많이 감소했는데 그나마 그것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녕하세요. 인공지능 리크루터입니다. 지난번에 지원하신 ㅇㅇ 회사 ㅇㅇ 자리 때문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지금 통화가 가능하신가요?"
이런 전화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혹시 따듯한 음성이나 밝은 톤의 생기 있는 인사과 직원의 전화를 기대했는데 상투적인 인사로 시작되는 전화에 눈살이 찌푸려질까? 여기에서 흥미 있는 실험이 시작된다.
"계속해서 인공지능 리크루터와 면접을 원하시면 1번
인간 리크루터와 면접을 원하시면 2번을 눌러주세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2번을 눌렀을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1번과 2번 중 어떤 선택을 하셨나요?
우선 인공지능 리크루터의 성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인공지능은 보통 리크루터만큼 좋은 실적을 낼까? 이 대답을 위해서 두 가지 잣대가 쓰였다:
1. 인공지능과 리크루터들이 같은 사람들을 뽑을 확률
2. 인공지능과 리크루터들이 다른 지원자를 뽑았다면 어떤 지원자가 업무 중 더 우수한 성적을 낼까?
특히 두 번째 질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질문에 인공지능은 더 좋은 성과를 냈다. 인공지능이 선택한 지원자들이 더 좋은 실적을 내고 더 오래 회사를 다니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아직은 연구의 초기 단계이고 데이터의 정확성이나 지원자들의 성과를 더 오랜 시간 동안 지켜봐야 하지만 인공지능이 꽤 성능이 좋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인공지능으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수년 안에 인사과의 인력이 많이 축소될 것이고 리크루터라는 직군자체가 거의 사라질 것이라는 예견을 하기도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인공지능이 인력보다 싸고 성과도 비슷해서 도입을 시도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 왜 지원자들은 인공지능을 면접 시 선호할까?
혹시 면접을 보기 전에 내가 여자라서, 나이가 많아서, 좋은 학교에 나오지 않아서,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아니면 오늘 머리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등 수많은 이유로 면접을 취소하고 싶은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도 살면서 수많은 면접을 여러 나라에서 봤지만 면접 보기 전 걱정은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보여질까에 관한 걱정이었다.
인공지능과의 면접에서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걱정해야 할 것은 직무에 관한 것들 뿐이다.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인지 또 나의 경력과 학력이 일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래서 특히 여성, 다색 인종, 고령자나 비 전공자들은 인공지능을 통해 면접을 보는 것을 선호하고, 취업이 되면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 10년을 넘게 일하면서 내 주위에는 인공지능의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을 통해서 배우는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 많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은 어느 정도 인공지능을 이용하면서 보완할 수 있겠다.
물론 인공지능의 설계와 그 목적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누구를 위해서 인공지능을 설계했느냐에 따라 공정성이나 보안 또는 도덕성에 관한 관점은 360도 바뀔 수 있다.
오랜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 대신에 웨이모(구글의 인공지능 자율운행 차량)를 불렀다.
뒷자리에서 헤드폰을 쓰고 목적지까지 내내 단 한 번도 끊기지 않고 포드캐스트를 들었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이 글은 이코노미스트를 바탕으로 썼다. - https://www.economist.com/finance-and-economics/2025/11/13/how-ai-is-breaking-cover-letters
대문 사진은 - Photo by Christina @ wocintechchat.com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