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giving -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연휴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미국에는 추수감사절, Thanksgiving이다. 한국처럼 추수감사절이 되면 미국에서도 비행기표도 비싸지고, 공항도 붐비고 다들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느라 바쁘다. 상점, 음식점들도 모두 문을 닫고, 슈퍼마켓도 문을 닫는 곳이 많기 때문에 도시에서 명절을 보낼 계획이라면 미리미리 장도 보고 대비를 해야 한다.
아무래도 샌프란시스코에는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보다 여기저기서 이곳으로 일자리 때문에 온 친구들이 많음으로 긴 연휴에 도시에서 외로움을 타는 친구들이 많다. 특히 외국에서 온 다수의 친구들은 이런 적막한 도시에 홀로 남아 쓸쓸히 명절을 지내는 경우가 많다.
Friendsgiving이라는 것이 뭐 거창한 것은 아니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저녁을 먹거나 같이 하루종일 영화도 보고 등산도 같이 가면서 이런 쓸쓸한 명절을 함께 지내는 것이다.
누가 이번 명절에 뭐 할 거야? 물으면
“We are doing friendsgiving”이라고 한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나 국적이 같은 사람들끼리 또는 문화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음식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면 외로움은 금세 사라진다. 이제는 Friendsgiving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서 영화의 주제가 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등에도 친구들끼리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을 많이 본다.
올해의 추석이 보통 때보다 좀 긴 연휴가 돼서 모처럼 가족들과 오랫동안 좋은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편하게 집에서 밀린 잠도 자고, 책도 읽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이렇게 긴 연휴에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고 싶다가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꾹 참고 외롭게 계시는 분도 계실 듯.
긴 연휴 중 하루정도는 등산길을 찾아도 좋을 것이다. 오늘 아침 새벽동이 트기 전에 집 근처 등산로에 올랐더니 정상에서 아이스크림이랑 막걸리 파시는 분은 큰 짐을 지고 오늘도 여전히 산을 오르시더라.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겐 편안한 연휴에도 묵묵히 일 하시는 분들을 잊지 말아야겠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노숙자가 많기 때문에 이런 분들에게 따듯한 한 끼라도 챙겨드리는 Soup Kitchen도 많다. 이런 곳에서는 연휴에 많은 봉사자가 필요하다. 시간이 있으면 이런 곳을 찾아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또 동물보호소에도 봉사자가 필요하다. 긴 연휴에는 아무리 보호소가 일반인들에게 문을 열지는 않아도 동물들은 여전히 밥도 먹어야 하고 산책도 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봉사자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편안하게 쉬는 동안에도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도 생각해 보고, 가능하면 주위분들과 나눌 수 있는 그런 명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대문은 Photo by Valiant Made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