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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Jun 06. 2024

사견 금지. 예술 금지.

 광고기획자의 제안 작업 순서 2. 방향성 잡기

RFP를 분석했다면, 흔히 '방향성을 잡아보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광고 기획자에게 있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단계이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요. 캠페인의 전체적인 전략과 목표를 의미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되고 실행될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창의성 측면에서 영상 시안과 함께 제안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방향성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할 수도, 제품의 차별점을 반영할 수도, 시장의 상황을 반영할 수도, 소비자나 트렌드 인사이트를 반영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광고회사마다 스타일에 따라서 컨셉으로 도출하거나 소비자의 페인포인트, 제품의 USP나 RTB, 키메시지나 테마 등으로 연결시킵니다.(이 과정이 멋지다고 생각해서 광고를 시작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아요.)


뭐랄까요. 방향성 회의는 회사의 수준, 팀의 수준, 동료의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단계입니다. 모든 일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떤 생각과 판단으로 방향성을 준비해 왔는지, 가져온 장표나 스피치를 통해서 사람의 논리, 트렌드와 현상에 대한 이해, 인사이트, 큰 그림을 그릴 아는 시야, 전반적인 아이디어의 수준을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지금 하기 싫어하는지도 보입니다.)


지난번 RFP를 주제로 광고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드렸죠. 제안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방향성도 그 과정이기 때문에 마찬가지인데요. 크게 하지 말아야 할 것 두 가지를 말씀드리면서 트레이닝 팁을 드리겠습니다.


사견 금지

첫째는 사견입니다. 아니, 다 개인적인 의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습니다만, 이 차이를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 사견은 자기 개인의 생각이나 의견. 쉽게 말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고집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아무런 논리도, 현상과 상황에 대한 이해도, 시장에 대학 파악도, 광고주의 과제도 그 무엇 하나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 그것이 사견입니다. '주변 지인한테 물어봤는데 좋다는데요.', '와이프한테 물어봤는데 아니라는데요.'로 끌려다니고, 내가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라고 1등 브랜드에게 인지도를 늘려야 한다거나 스펙을 강조해야 한다고 고집 피우거나, 내가 먹지 않는 제품이라고 애기들 입맛에나 맞는 제품이라 치부하시면 안 됩니다.


개인의 생각과 의견. 당연히 그 당사자가 준비한 것이니 개인적인 것이겠죠. 그러나 그 개인의 생각과 의견은 광고주의 과제, 시장, 소비자, 트렌드, 타제품과의 비교 등에서 발현된 것입니다. 머릿속에 있는 걸 출력하는 것과 머릿속에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한 후 출력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예술 금지

둘째는 예술입니다. 부분은 좀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광고주의 돈으로 개인적인 예술의 혼을 채우려 하지 마세요. 광고는 광고입니다. 예술이 아닙니다. 예술은 특정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작가의 가치가 올라가겠지만 그 혼을 여러 광고에 대입하면 브랜드의 정체성이 혼탁해질 수 있습니다. 그걸 허용해 줄 광고주도 드물 거고요. 얼마나 정신 나간 생각인지 정신 차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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