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없는, 팩트를 지'양'하는, 신변잡기 잡담방송 말이죠
처음 제가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회사를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하면서, 퇴사를 고민하면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경험했던 상황과 생각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싶었죠.
제가 경험했던 시간을 제 개인적으로 기록하는 동시에,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나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그 벽 너머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성격이 성격인지라, 글을 한 번 쓰려 하면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6개월 간 준비했던 게스트하우스 창업 준비 시간은, 정작 글로써 연재하는 데에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죠. 평상시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고민을 정리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저 페*스북 담벼락이나 지금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싸*월드 일기장에 쓰는 일지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읽는 브런치 플랫폼이었기에 보다 형식적인 방식을 가지려는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텍스트보다는 음성의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너무 정형화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팟캐스트'라는 플랫폼이 떠올랐습니다. 최근 대세인 플랫폼, 유투브도 효과적이었겠지만 영상 편집에는 기술과 소질이 부족했기에 음성 편집이 덜 복잡하고 다루기 쉽기에 선택하게 되었지요.
여기에서 수치란, 타인을 볼 낯이 없다는 뜻의 수치(羞恥)와 데이터를 뜻하는 수치(數値)의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하나의 펀치라인이죠!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팩트가 하나의 절대적인 선(善)처럼 추앙 받고 있습니다. 물론, 대중에게 소식을 전달하는 언론이나 공직자들은 철저하게 사실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해야겠지만, 소시민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무엇이 팩트냐'를 따지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상에 정보는 넘쳐나기에 누구든지 전문가처럼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고, 심지어는 사적인 자리에서조차 조금이라도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면 스마트폰으로 구글링을 하며 '사실과 다른데? 그러니까 네 얘기는 전부 다 헛소리야!'라고 비웃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는 수준을 넘어 '팩트' 그 자체를 하나의 우상처럼 떠받들면서, 조금이라도 감상에 젖거나 진지한 담론을 나누면 중2병이라는 비이성으로 치부하기 일쑤이고요.
가끔은 데이터나 팩트를 내려놓고 감상에 취해 센치한 개똥철학도 나누고 싶고, 때로는 만담꾼 이야기꾼처럼 과장과 MSG를 섞어 가며 잡담의 티키타카도 즐기고 싶은데 말이죠.
우리의 팟캐스트 방송에서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회 현상이나 이슈도 물론 다루겠지만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근거하여, '객관' '데이터' '합리'에 매몰되지 않고, 딱딱한 지식을 습득하는 배움터가 아니라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이런 경험도 하는구나"를 느끼는 공감의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모토는, 후안무치(부끄러움 없이), 노팩트(데이터에 얽매이지 않고), 신변잡기(생활밀착형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랍니다.
이제 갓 아저씨에 접어든 30대의 저년차 아저씨 여럿-자영업자, 방송국 PD, 회사원-이 모여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수치스럽지 않은 방송>을 만나보세요.
(재미는 보장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좀 더 재미있어지도록 분발하겠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7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