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

00 일기는 자유를 허락한다.

by 글쓰는 백구
일기는 어떻게 쓰는 거냐


엄마가 물었다. 어릴 적부터 글을 써온 나는 당황했다. 나에게 일기는 가장 쉬운 글쓰기였다. 아니, 여전히 그렇다. 일기는 누구의 제약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자유를 선사하는 세상도 없다. 일기가 살며시 자리 잡는 일기장은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공간인 셈이다.
일기는 자유를 허락한다.


누구도 내 일기장에 손댈 수 없다. 그 어떤 내용도 쓸 수 있다. 욕설도 가능하다. 심지어 범죄를 저질렀다고 일기장에 적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학창 시절부터 정답을 찾는 훈련만 받아온 대한민국 사람은 이런 자유가 당황스럽다. 일기를 잘 쓰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은 참 쉽게 찾아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 친구에게 "지금 일기장을 주면 뭐라고 쓸래"라고 물었다. 잠시 당황하던 친구는 "날씨랑 날짜 적고 오늘 뭐했는지 쓰겠지"라고 말했다. 맞다. 그래도 된다. 더 중요한 건 무언인가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일기장에 매일 단 한 줄만 적어도 좋다. 한 문장을 적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나만의 공간을 생성했다. 나아가 감정을 일기장에 그려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수많은 제약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감정을 풀어낼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공간은 스쿠버다이버가 등에 멘 산소통과 같다. 산소통을 메지 않은 다이버는 바다를 나가기 전까지 숨을 쉴 수 없다. 일기는 사회라는 바닷속에서 더 긴 호흡으로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산소다. 그리고 그 산소는 사회 속에서 헤엄치는 우리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


이제부터 일기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순서는 자유를 허락하는 일기처럼 흐르는 대로 갈 생각이다. 이 매거진에 올라오는 글은 그 어떤 형식도 거부한다. 흔히 말하는 서론, 본론, 결론 혹은 기승전결, 두괄식, 미괄식 등과 같은 글쓰기 용어는 나오지 않는다. 이는 자유를 해치는 일이며 꽉 막힌 사회로의 회귀다.


일기는 자유고,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일기 쓰는 방법'은 우리에게 일기를 쓰도록 자극할 예정이다. 자신만의 산소통을 메고 감정을 풀어내도록 부추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