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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꿈

인터뷰를 좋아해요.

by 하늘을 나는 백구

제가 근무하는 학원은 대표 이사가 여럿입니다.

그중 한 명이 뉴스 등 방송에 인터뷰로 자주 등장하죠.

흔히 말하는 입시 전문가로 말입니다.


사실 타 학원의 경우

입시평가이사 등의 사람들이 출연하는데 반해

이곳은 늘 대표 자신이 출연합니다.


요즘 들어 학원에 학생 인터뷰 요청이 많습니다.

방송국에서 말이죠.

그런데 방송국에서 학생 인터뷰만 따는 것이 아니라

결국 앞서 언급한 그 대표의 인터뷰를 마지막에 함께 제시합니다.

(기사 형식으로라도 말입니다.)


예전에 언론사에서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학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시험 보는 사진이나 공부하는 장면을 찍어서 가길래

제가 뭐라 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아예 강의실 창문을 종이로 가려버린 적도 있죠.


과거 제 친구가 수능모의평가 문제 유출 사고로 조사를 받고 있을 때

(당시 친구는 징역형을 최종 선고받았고, 지금은 재기 중에 있습니다.)

앞의 대표가 저에게 친구 전화번호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언론사에서 필요하다고 했답니다.

제가 못 준다고 하면서 개인 정보를 소홀하게 생각하시면 안 된다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가만 두지 않겠다고 했지요.

물론 그 외의 이유 등으로 해서 저는 잠시 타 학원에 출강과

타 학원 원장 등의 일을 하다 이곳으로 돌아오긴 했습니다.


그의 꿈은 무엇일까요?

표면적인 이유는 학원을 알리기 위해서랍니다.

하지만 학원을 알리기보다는

자신을 알리는 일이 우선인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 학생을 많이 모은다는

시**재 학원의 오**대표는 절대 인터뷰를 하지 않습니다.

대**원 대표도 마찬가지죠.

이**학원 대표이사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드물죠.

(이**학원의 대표이신 이 분(정**)은 제 EBS 방송 후배이면서

학교를 그만둘 당시

저와 함께하던 일이 계기가 되어

학원에 나오게 되었으니

현재 대표이사의 자리 지분 가운데

아주 조금은 저에게도 있을 겁니다만)


유독 제가 근무하는 곳만 그렇답니다.

넋두리라고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계속 아이들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좋은 대학에 합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부모님께 효도한 것이고,

만일 합격하지 못할 경우

인터뷰 내용은

너희들의 평생 발목을 잡는

박제품이 될 것이라고......


오늘 아, 어제에 이어 인터뷰 학생을 모아달라는

학원 공지를 보면서 드는 짧은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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