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내 아이여서 참 다행이다: 나의 가장 큰 감사

아들아, 딸아, 내일의 너희에게 보내는 스물아홉 번째 편지

by 하늘을 나는 백구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오늘은 너희에게 그 어떤 조언도, 교훈도 주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내 마음속에 가득 차서 넘치기 직전인 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 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펜을 들었다.


할머니를 떠나보내며 사랑한다는 말은 미루면 안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잖아. 그래서 오늘은 더 늦기 전에, 지금 이 순간 너희에게 꼭 하고 싶은 감사의 고백을 쏟아내 보려 한다.


1. 나의 아들, 나의 딸로 와주어서 감사하다


가장 먼저, 너희가 이 세상에 태어나 나의 아들이 되고, 나의 딸이 되어준 것에 감사한다. 너희의 존재는 아빠 인생에 찾아온 가장 큰 기적이자 축복이란다. 너희가 없었다면 아빠의 삶은 얼마나 건조하고 삭막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구나. 그저 내 곁에 숨 쉬고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감사하다.


2. 아빠의 약한 모습도 안아주어서 감사하다


부모라고 해서 늘 강한 것은 아니지. 아빠도 때로는 세상이 무겁고, 앞길이 막막해 불안에 떨 때가 있었어. 어깨가 축 처져 들어오는 날이면, 너희는 모른 척하지 않고 다가와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지.


어려운 일, 부끄러운 고민까지도 터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자식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너희의 "아빠, 힘내세요"라는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 한 번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가장 강력한 연료였단다.


3. 함께 땀 흘리며 우울함을 씻어주어서 감사하다


아빠가 여러 가지 문제로 마음이 시끄럽고 우울해할 때, 아무 말 없이 목욕 바구니 챙겨 들고 함께 사우나에 가준 아들아, 정말 고맙다.


뜨거운 탕 속에 앉아 함께 땀을 흘리고, 등을 밀어주던 그 시간들이 아빠에게는 그 어떤 심리 치료보다 큰 위로였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그 체온과 투박한 위로가 아빠의 우울함을 말끔히 씻어내주었단다.


4. 집안의 공기를 바꿔주어서 감사하다


살다 보면 집에 우울한 일이 생기기도 하고, 무거운 침묵이 흐를 때도 있었지. 그럴 때마다 너희는 눈치 보며 숨는 대신, 오히려 더 밝게 웃고 재잘거리며 대화를 시도해 주었어.


너희의 그 노력 덕분에 우리 집은 어둠 속에 오래 머물지 않고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단다. 너희는 우리 집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맑은 공기를 불어넣는 환풍기 같은 존재였어. 그 배려 깊은 밝음이 참으로 고맙구나.


5. 나의 기쁨을 너희의 기쁨으로 여겨주어서 감사하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나보다 더 방방 뛰며 기뻐해 주던 너희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성취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함께 박수 쳐주는 너희가 있어서 기쁨은 배가 되고 행복은 완성이 되었단다.


사랑하는 아들과 딸아.


이 편지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너희 생각만 하면 가슴이 벅차오르는구나. 너희는 아빠가 세상에 내놓은 것 중에 가장 잘한 일이고, 아빠가 받은 선물 중에 가장 귀한 보물이다.


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지금 당장 너희를 한번 꽉 안아주고 싶구나. 나의 자랑, 나의 기쁨, 나의 사랑들아. 정말 고맙다.


너희가 있어서 오늘도 행복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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