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을 나는 백구 Jun 17. 2023

수시에 올인하는 아이들!

학원의 진정한 수입원

  예체능 학원에서 간혹 수능 공부와 병행하는 아이에게 이제 수시에 올인해야 할 때가 되었다면서 모든 수능 공부를 중단하고 실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들은 학생과 학부모는 고민을 하게 된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비싼 수업료를 감당하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수능 공부와 병행하는 어려움을 그만두고 싶다는 충동(?)과 '수시'로 남보다 일찍 대학 합격증을 받아 보고 싶다는 희망이 뒤섞이면서 수능 공부를 그만두기 쉽다.


  과연 수시에 올인하기 위해 실기 학원만을 죽어라 다니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기는 할까? 주변에 있는 유명 디자인 학원 원장님께 여쭤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반은 맞으니 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반은 틀리다지 않은가? 50%의 성공만 눈에 보이게 하고 50%의 실패는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입시 시장에서 고객을 대하는 업장의 상술이 아닐까 한다.

 

 실기학원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여름방학 수시 대비반과 겨울방학 정시 대비반 특강에서 1년 치 수입을 만들어야 하니 당연히 특강 등을 언급하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수업을 듣도록 유도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있는데, 요즘 대세인 골프도 함께 배워보라며 권한다. 골프를 배우고 있으면 근력을 위해 몇 번만 헬스클럽에서 피티도 받자고 한다. 뭐 돈 있고 시간 있는 사람에게는 뭐가 문제랴만은 모든 게 부족한 아이들에게 불안감과 공허한 희망을 불어넣어 정신적으로 힘들게 만들고, 더 많은 수업료를 내게 하여 물질적으로 괴롭히는 건 좋은 경영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앞에서 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얘기'의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수업해서 합격할 수 있는 아이가 반 정도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수능 공부를 병행하는 건 뭐 뾰족한 수가 있기는 하다는 말인가?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합격 확률이 더 높아지기는 한다. 왜냐하면 실기 100% 전형이 아니라면 성적의 영향력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은 점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라면 실질 반영률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고자 하는 많은 예체능 수험생들은 오늘도 수능공부와 실기를 병행 중이다. 이들은 흔히 말하는 50%를 버린 것이 아니라 50%에 추가로 합격 확률을 덧보태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니 제발 어느날 갑자기 수능 시험 난이도를 조절한다는 식의
언론 플레이는 자제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