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 그저 제 취향입니다만 10

(32, 23을 노래하다 IU)

by 한선우

스물셋

나는요 오빠가 좋다던 소녀가

인사하는 저 여자가 모퉁이를 돌고도

아직 웃고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하는

어른도 아닌 아이도 아닌

딱 서른둘을 잘 지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한 앨범 한 앨범 단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다. 유독 혹독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나만의 이야기로 그 시간들이 녹록지 않았다. 그때마다 그녀는 노래로 함께 있어 주었고

나에겐 작은 쉼이었다.


스물다섯

내가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는지 조금은

선명해지는 나이, 존재로 이미 예쁜 나이인데

정작 스물다섯에는 나도 온전히 느끼지 못한

아까운 나이


스물여덟

정신과 몸이 딱 가장 좋았던 나이 28

20대지만 마음은 괜히 30 같은 나이.

이때의 체력 기세 열정 생각 모든 게 마구마구

뿜어져 나왔던, 가장 건강하게 일을 하고 그 결과가 바로바로 눈에 보이는. 조금 실수하고 실패해도

에잇! 괜찮아 다시 해도 돼.


스물아홉

나의 29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하던 일을 뒤로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했던 나이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일기장 첫 장에 쓰여 있던 8살의 꿈.

방송국 안으로 들어가는 꿈이 현실로 이뤄진 29.

끝인 줄 알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게

주저주저하지 않은 나의 용기에게 박수를!

이별은 너무 아프니까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게

라일락 꽃이 지는 날 good bye!!

내가 이렇게 잘 지내는 것처럼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그리고 꼭 꽃을 피우지 않아도 돼


나에게만 초점을 맞추던 시기를 지나

‘나를 알고 내가 아는 어쩌면 몰라도 되는 누구라도 아프지 않고 서럽지 않고 외롭지 않게

그들의 삶이 늘 안녕했으면 좋겠다.‘


내가 가진 행복과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이 내가 잘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구나!

서른이 넘어서 깨달았다.


다정함이 결국 모든 걸 이긴다는 것까지도.

쥐락펴락 능수능란이 한층 더 업그레이 됐고

입담은 뭐 여전하지만 무언가 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4시간 30분을 혼자 이끌어가는 모습이

예전에는 안쓰러워 보였는데 ‘어즈께’ 그런 마음이 안 들었다. 내 눈에만 유독 꿋꿋해 보이던 모습도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거야’라는 것처럼


그러는 사이 그녀는

그녀에게 찾아오는 계절과 계절 사이사이의

여러 틈들을 누구 못지않게 겪고 버티고 견디며

견고해져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껴안고 싶은

‘사랑’을 노래하는 단단함에

그녀의 노래 ‘드라마’를 듣지 못했어도

전혀 서운하거나 아쉽지 않게 되었다.

(앵앵콜에서만 불러주는 노래, 드라마)


어느 날 매장에서 일을 하는데

유난히 힘든 날로 기억하고 있다.

BGM으로 ‘에잇’이 흘러나오는데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을 쏟을 뻔했었다. 간신히 참았는데

너무 힘들 때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되는 사람이

있는데 그때 딱 그 느낌이 들면서 그 순간

‘내가 이 가수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단 한 개도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작지만 소소하게 함부로 애틋한 일상에

음악으로 연기로 또 다른 모습으로 함께였고

우리가 그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했는데

어느새 그녀의 음악으로 위로를 받고 있어서

뭉클했다. 이제는 같은 눈높이에서 같은 선 위에서

걷는 기분이 들어서 참 좋았다.


10년이 조금 지나니

이제야 재잘재잘 요고조고 쫑알쫑알 이야기하는

그녀가 너무 웃기기도 하고 그런 그녀여서


아이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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