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의 인테리어 직접 공사 기행
피아노를 전공한 나는 우연한 기회에 대학로에서 2003년부터 성인들을 위한 음악학원을 시작했다. 처음엔 형편상 최소의 수리만 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원을 운영하면서 항상 성인 음악학원에 걸맞는 세련된 공간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몇년 후 드디어 리모델링을 할 만한 기회가 되어 2007년 약 2주간 유럽에 다녀온 후 약 1년간 디자인을 고민하여 건축가가 디자인 해준 도면으로 인테리어 업체에 맏겨 9일간 공사를 완성 했었다.
그 후 2007년 바다소리음악학원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외부 업체를 통해 얻었던 경험을 시작으로, 2011년 미송아트홀(구 ArtLab 시작) , 2013년 4월 그랜드피아노 연습실 , 2013년 8월 정릉 25평 아파트 신혼가구 공사, 2013년 정릉 18평 아파트 가구공사, 2013년 명륜동 가정집 가구공사, 2014년 강원도 홍천 주택 가구공사, 2015년 정릉 20평 아파트 전체 리모델링, 2016년 8평 다실 리모델링공사 및 다수의 스피커 통 제작 등 직접 해 오면서 적지않은 경험을 쌓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성인전문 음악학원과 미송아트홀을 함께 운영해 오면서 지인들에게 도움도 주는 등 무언가를 제작하는 즐거움에 빠져 거의 업자수준의 공사경험을 가졌던 것 같은데(물론 사업체 경영도 열심히 하기는 했다 ㅋ)...몇 년의 짧은 시간동안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진했던 나로서는 한동안 번아웃 시기를 경험하면서 특별히 일상에 재미를 못 느끼고 약간 힘에 부쳐 하루하루를 겨우 보내고 있었다. 이런 나를 딱하게 본 지인이 가구나 인테리어, 오디오 등에관한 조언들을 아는 사람들 에게만 아낌없이 알려주지 말고 경험들을 글로 담아보는 건 어떻겠냐며 가벼운 제안을 했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요즈음 힘이 없었던 이유는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고 재미를 느낄 일이 없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예전만큼 바깥으로 돌아다니면서 활동적으로 물리적인 에너지를 쓰기가 버거워 그렇지 가구나 공간 관련된 일은 정리하는 방식부터 시작 한다면 왠지 좀 신이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찮은 아이디어 같기도 하고....
종종 우리 바다소리음악학원 블로그를 통해서 나의 유별난 취미생활을 개략적으로 공개해 오긴 하면서도 과연 이런 정보를 누가 궁금해 할까 라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나처럼 수중에 가진 예산은 부족한데 눈이높아서 스스로 찾아서 하나씩 해보려는 사람 하나 없을까 싶어서 진짜 정보공유 차원에서 하나씩 정리해 보는 건 괜찮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이제 하나하나 시작해 볼까 한다.
나의 머릿속 한 켠에 늘 자리하던 그 다양한 놀이문화 연구소 라는 곳의 실체를 이제부터 라도 시간 순서에 따른 배열을 해 보는 것이다. 그동안 나의 취미를 적용하다 시피 한 공간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직업생활 이외에 각자의 놀이나 생활공간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 해볼 수 있도록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았으니 그것을 글로 하나하나 풀어내어 보는 것이다. 어째서 이제야 정리해 볼 생각을 했을까 의아도 하지만...그만큼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기에 바빴던 것 같다.
많이 바빴고 그러느라 애도 많이 썼고 그 후유 증으로 한동안 좀 아프기도 했었다. 중간중간 사고도 있었고. ..
무튼 이 글에서 먼저 시작 할 이야기는 아무래도 가구가 아닐까 현재까지는 생각하고있다.
왜냐하면 일반 직장인들이 직접 사람을 불러다가 공사 전 철거 작업을 하고 전기, 수도설비같은 작업을 하면서 목수 불러다가 칸막이도 치고 마감까지 처리하는 이런 과정은 어렵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운이 좋게도 그때그때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업무를 처리해주는 직원들이 있는 음악학원을 운영하다보니 아침부터 직장에 매여있지 않아도 되는 상황 이어서 아침에는 자재사러 갔다가, 오후에 미팅하고 밤에 피아노학원에 와서 레슨하고 이런 일정이 가능했었다. 그렇게 직접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재료를 선정하고 공정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가능했기 때문에 평범한 직장을 가지신 분들께는 이 과정에서 당장 도움을 드리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당장 영업장을 구성해야 하는 분들 이라면 시간이 돈 이기 때문에 더더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편이 현명하다. 내가했던 과정들은 결코 많이 저렴하지는 않았으며 일반적인 공사 비용으로 질좋은 재료의 마감을 할 수 있었기에 시간을 쓰고 비용을 절감 했던 것 뿐이다.
그러므로 시작하는 지면에서는 공간을 구성하는 과정 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며 애착을 느낄 수 있는 작은 가구라면 소소하게 시간을 내어서 나무를 직접 구입하여 스스로 간단히 손질도 해보고 철제 다리정도는 주문제작하며 드릴질로 완성할 수 있는 테이블 처럼 그다지 많은 노력이 들지 않으면서도 비용적인 면에서나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적잖은 만족을 할 수 있는 가구 제작이나 운송, 포장, 보관, 마감등의 공정을 직접 해결하여 비교적 괜찮은 가격의 맞춤가구를 외주로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앞서 공개 하고자 한다.
한꺼번에 몇천만원을 들여서 단기간에 많은 전문 인력이 투입되었던 50평형 규모의 2003년 피아노학원 리모델링 공사는 거의 1년 이라는 오랜시간 고민을 해서였는지 내생에 처음 겪었던 공사 치고는 변신의 규모와 수준에 있어서는 성공적 이기도 했지만 비용과 설비 등 마감적인 측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은 분명 있었다.
아래는 리모델링 전 사진이다. 물론 처음 내가 인수할 때도 약간(?)손을 보긴 했었다 ㅎ..그렇다면 대체 예전엔 과연 어떠했을까?...
뜻하지 않게 시작했던 학원 사업은 번창했지만 이십대의 어린 나에게 정신적으로는 버거웠는지 주어진 삶에 만족을 못 하고 매일 밤 퇴근 후 사람들과 신나게 술을 마시며 놀아대곤 했었다....ㅋㅋ 그러던 중 2011년 4월 별안간 로비 문화가 있는 하우스콘서트장을 만들겠다며...우리 음악학원과 같은 층에 ArtLab 시작 이라는 실험적 공간을 만들어 공연장 대관사업을 해보리라는 야심찬 포부와 함께 때마침 이사간 음악학원과 같은 층에 위치한 사무실 자리를 덜컹 계약 해버렸다. ㅋ
일단 모든 건 뜯어놓고 보아야 어떻게 쓸 지 알 수 있다며 천장 구조물들을 모두 철거하고보니 옛건물이라 천고가 낮은 편 이었지만 뻥 뚫린 공간이 썩 나쁘지는 않았었다.
그리고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알아보겠다며 무려 막걸리 파티라는 동네잔치를 벌였다 ㅋ
충격적 이리만치 엄청 그로테스크했던 이 공간을 사람들은 생각보다 좋아했었고..ㅋㅋ 그래서 그랜드피아노만 가져다 놓은 채로 막걸리와 함께 하는 음악회를 열었는데~ 정말 반응은 뜨거웠었다.
다들 바닥에 깔개 하나 가지고 앉아서 전이나 수육, 무침 등 우리 어머니가 집에서 해다주신 음식에 막걸리 파티를 하는데 어찌나 그렇게들 좋아하던지... ^^ 아직도 거의 십년이 다되어 가는 그 때 이야기를 바다소리 사람들은 종종 하곤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로테스크함을 무기로 공간을 지속 할 수는 없었으니 슬슬 사람들의 동선을 보아가며 공간배치를 어디에 할 것인지 결정해 나가면서 계획을 잡았다.
초창기 거의 아무것도 없던 그 시절....너무나 더운 7월 한복판에 나의 대학원 독주회 후 공연장 로비에서 리셉션을 마치고 손님들과 다들 이곳으로 몰려와 즐겁게 놀았다..그땐 가구도 없어서 바다소리 음악학원에 있던 것들을 전부 들고와서 테이블과 의자로 썼고, 선풍기도 피아노 연습실에 있던 것들 모두 가져와 사용했지만 다들 너무나 즐거워 했었다 ^^
이미 예전 바다소리음악학원 공사를 도와주었던 건축 디자이너의 노력 덕택에 돈은 없지만 눈만 높아졌던 나는 맨 처음엔 기본 베이스로 천장과 벽을 하얗게 칠해주실 페인트공 아저씨를 찾아내어 일단 깔끔하게 정리를 했다.이번에는 예산이 부족하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하나하나씩 스스로 경험하여 만들어 나가자고 결심했기에
우리나라 공연장이 공연 전 후 사람들과 그 분위기를 이어주는 로비문화가 없다는 점이 아쉬워 공연후 거의 바로 식음료가 가능한 공간이 있었으면 바랐기에 상하수도 시설은 필수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100만원쯤 돈이 모였을 때 수도 배관 하시는 아저씨를 불러다가 설비작업을 마치고 공연장 코너 어느 한 켠에 맨 처음 손 씻는 공간을 완성했다. 나무는 동네 목공소에가서 파지를 만원즘 주고 라황 이라는 목재를 사서 원하는 사이즈로 타공을 해달라고 한 다음 사포로 직접 샌딩작업 해서 내 손으로 직접 니스를 칠했다.
입주한 곳이 오래된 건물이라 화장실 온수 시설이 아쉽다는 점을 두고 다만 손 씻을 곳 이라도 홀 내부에 두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작은 세면대 공간을 마련했던건데, 공연장 내부에 이런 시설물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길수도 있겠지만ㅋ 실제로는 전혀 웃기지 않고 상당히 괜찮은 기능과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 공간안에 있는 듯 없는 듯 썩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나무상판은 일만원짜리인데 그 와중에 수전은 아메리깐스탠다드로 맞췄다...ㅋㅋ (이 제품이 여기에 잘 어울릴 것 같지만 비싸다고 고민 많이 했는데 그때 이걸로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14만원 주고 샀던 가격이 아직도 기억 나는데, 그당시 나에겐 너무나 거금 이었으니까ㅋㅋ)
나는 기본적으로 뭐든 노출을 좋아하는 편이다. 미관상 가리기 위해 마감처리를 어정쩡하게 하는 작업도 에너지가 많이 들기는 하지만 혹여 나중에 보수를 해야하는 상황이 왔을 때 난감한 일들이 더 많이 발생 한다는 것을 예전 공사 경험을 통해서 이미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쪽 손 씻는 공간도 별것 없이 나무에 심플한 도기 (당시 사오만원 주고 샀던것 같다)를 얹고 수전에 더 신경을 쓰는 정도? 핸드타월 두는 나무는 이케아 제품 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 공간의 직접 공사는 시작이 되었다.
계약면적 48평 이라고는 하나 실면적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 뻔하기도 하지만... 다른 비슷한 규모의 공연장에 여유공간 없이 빽빽이 채워져 있는 고정된 접이식 의자들이 나는 그렇게 불만 스러웠다. 공연장과 로비 공간이 넉넉하다면야 문제되는 일이 아니겠지만 결국 이 땅덩이 좁은 나라에서 공간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 이라면 최대한 다양한 배치로 이용할 수 있는 가구가 필수라는 생각을 먼저 했었다. (자세히 보면 사진의 벤치들은 서로서로 맞물려 키별로 한줄로 쏙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렇게 말이다. 지금 생각해도 밤잠 설쳐가며 머리를 엄청나게 짜내었던 것 같다. 물론 이러한 개념들이 나에의해 처음 실시된 것은 전혀 아니다. 유명 건축가나 디자이너들이 설계해 놓은 가구 중에 혹은 조선시대 가구에서도 이러한 개념의 제품들을 찾아볼 수는 있지만 ....오브제 형식이 아닌 실용적이고 적극적인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 모두가 한정된 예산과 공간에서 나온 아이디어 였음을 밝힌다.
맨 처음 공사로 인테리어 업체에 맡겼던 피아노학원 리모델링 당시 거의 자작나무로 제작을 의뢰하여 만들었던 테이블들은 너무나도 좋은 품질의 가구였지만...우리의 아트홀 내부에 이런 것들로 다 채우기엔 나의 예산이 턱없이도 부족한 터였다. 그래서 대학로에 위치한 우리 공간의 입지를 잘 활용하여 청계천변을 중심으로 밀집 형성된 자재 상들을 하나씩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미 전부터 한 두 번 동네 목공소에서 판자 잘라다 무언가를 시도해본 경험이 있었던 나로서는 왠지 그쪽에 가면 대량으로 훨씬 더 좋은 가격에 재료들을 공급받을 수 있을 거라고 어렴풋이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나의 가구와 공간 제작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직접 가구를 만들기 시작한 자세한 경험들은 다음편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