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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작 Nov 25. 2019

11 지방은 원래 트로트였다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일하다 보면 트로트 가수를 자주 보게 된다.

사실 트로트 가수에게 그나마 문턱이 낮은 곳이 이쪽 세계다. 지방에 행사가 잡히면 매니저는 그 지역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쭉 전화를 돌려 스케줄을 잡는다. 오는 김에 라디오 방송도 잡는 것이다. 한 마디로 '꿩 먹고 알 먹고'. 그래서 한 가수가 하루에 지역 내 세네 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도 어느 정도 네임밸류가 있어야 가능한데, 이때 친분이 있거나 같은 소속사의 신인가수를 껴서 출연을 한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가수는 이렇게 첫 방송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트로트 가수들을 봤다.

민요를 하다가, 성악을 하다가, 아이돌을 하다가 트로트로 전향한 가수들도 많고

스님, 약사, 경찰, 공무원, 기업가가 음반을 낸 경우도 있었다.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르고 끼가 많은데 왜 안 뜰까? 싶어 안타까운 가수도 있었고

저렇게 노래를 못하는데 무슨 용기로 가수를 하는 걸까? 싶어 안타까운 가수도 있었다.


아무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음지(?)에서 많은 트로트 가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다만 그들의 실력과 끼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너무 적어 햇볕을 보지 못할 뿐이지.




최근 아침마당이 화제다. 유산슬로 포장된 유재석이라는 톱스타가 출연했기 때문이지만 미스 트롯 송가인으로 촉발된 트로트의 바람이 그를 아침마당까지 이끌었으니 과연 트로트의 중흥이라 할만하다. 음지의 트로트 가수들이 양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이 된 것이다.

이 바람이 어디까지 어어질지, 이 시류에 올라탈 수 있는 뉴페이스가 또 나올 수 있을지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몇몇 떠오르는 얼굴들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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