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다중이세요?

by 강작

다중이, 여러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자.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가끔 다중이를 만난다.


설특집을 준비할 때였다.

새해에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을 하는 청취자들을 연결하기로 하고,

참여안내고지를 하기로 했는데 고지가 나기 전에 이런 문자가 들어 왔다.


[어제 취업됐어요. 즐겁게 출근하면서 방송 듣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좋네요!]


이 문자를 읽었을 때 첫 느낌은 첫 직장에 첫 출근하는 20대 청춘의 가득한 설렘이었다.

20대가 아닐 수도 있고, 첫 직장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느낌은 그랬고 자세한 건 물어보면 되니 좋다! 싶어서 바로 섭외전화를 했다.


안받는다.


요즘은 일반전화로 하면 광고전화인 줄 알고 안받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번 더 콜!


역시 안받는다.


이미 출근해서 업무 중일 수도 있으니 그럴 수 있지.


그래서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이러이러해서 전화했습니다. 통화 가능한 시간 남겨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우리 방송 시간에는 답변이 안왔다.

다른 프로그램에 답변이 들어갔을 수도 있어서 검색검색 클릭클릭!


그런데,


[이번주부터 집에서 손주들 돌보며 즐겁게 청취해요.]


???


검색은 끝번호 4자리로 한다. 끝번호가 똑같은 사람이 있나?


다시 우리 프로그램 페이지로 들어가 확인해 본다.


같은 번호다!

심지어 2시간 차이!


첫 출근 한다는 청년(?)이 2시간 뒤에 노인으로 변신한 상황.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정말 왜 이러세요, 진짜!




가끔 인기리에 방영 중인 프로그램의 출연자의 거짓말들이 문제가 되어서 대서특필되고

부랴부랴 편집하느라 애를 먹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제작진이 출연자를 검증할 방법은 없다.


어설프게 청년에서 노인이 된 청취자는 애교수준이지만

그래도 방송에서 거짓말은 안되잖아요?

다중이는 그냥 자신의 마음에만 소중하게 간직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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