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집에는 나무로 된 동그란 테이블이 하나 있다. 그 테이블은 작아서 그 앞에 의자를 두거나 하지 않고 작은 식물들을 올려놓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집에 있는 식물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모두 수경으로 키우고 있었는데 올해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흙으로 옮겨주었다. 그렇다고 해도 모두 작은 식물들이라 옮겨진 화분도 모두 작은 화분들이었고 동그란 테이블 위에 그것들을 올려두었다. 날이 따뜻해지자 그 화분들을 모두 베란다로 내놓았다. 물도 흠뻑 맞고 볕도 많이 받으라고. 동그란 테이블 위에는 화분 받침으로 쓰던 동그란 나무 코스터와 뜨개로 만든 동그란 매트와 직조로 만든 네모난 매트만 지저분하게 남았다. 나는 치우기 귀찮아서 그것들을 그대로 두었다. 그 위로 쓰고 놔둔 머리끈과 머리집게,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주워온 돌멩이와 나뭇가지가 쌓여 더 지저분해졌다. 바깥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올 때마다 동그란 테이블 위에 올려진 것들이 눈에 보여 치워야지, 치워야지 한 게 두어 달은 지난 것 같다.
며칠 전에 그것들을 모조리 치웠다. 소중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지만 버릴 것은 없어서 작은 것들은 작은 상자에, 큰 것들은 큰 상자에 담아 신발장 옆 잡동사니 장에 넣었다. 이제 동그란 테이블 위에는 수경식물 하나와 동그란 돌멩이 몇 개와 분무기만 올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