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패시즌2_21화 / 보라
*이 글은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일탈〉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가?’ 속 문장 ‘그렇지만 자우림 앨범을 찬찬히 들어본 적은 없었다’에서 시작하였습니다.
10년 전에 다니던 대학 교수님에게서 노래를 한 곡씩 듣는 요즘 사람들이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본인은 앨범 전체를 들어야 개운하다는 것이다. 그 때 그 말을 듣고 나도 앨범 전체를 들어봐야지 생각만 하다 최근에서야 실천해보게 되었다. 앨범 전체를 듣는 걸 해보는 데에 무려 10년이나 걸린 셈이다.
그러나 나는 10년 전의 요즘 사람이었는지 앨범 전체를 듣고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대신 수록곡에 숨어있던 괜찮은 곡들을 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다. 그 중 하나가 코스믹보이의 ‘내가 싫어하는 생각들과 닮아가는 중’이라는 노래인데 가사가 웃겨서 요즘 매일 듣고 있다. 노래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I ain't got no time 난 전혀 없어 몰입감
이곡의 가사보다 멜로디를 뭐 이을까
난 원래 이렇게 노래 만들기 싫어하지
역시 닮아가는 중이야 내가 싫어하는 것과
나는 누굴 닮았길래 가끔 너무 싫어
너는 누굴 닮았길래 내가 되고 싶어
내가 되고픈 게 누구길래 너무 싫어
너무 싫어 난 가끔 내가 싫어하는
것과 난 지금 닮아가는 중 / 내가 싫어하는 생각들과 닮아가는 중 中
내가 글을 쓸 때 하는 생각과 너무나도 일치하고 있어서 정말 웃기다. 이건 내가 앨범 전체 듣기를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노래이다. 그러면 10년 전 교수님이 말했던 앨범 전체 듣기의 취지와는 전혀 다르지만 그 가치를 깨달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