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가 브론즈였던 사람

연재실패시즌2_20화 / 미영

by 금붕어


게임을 잘 모르더라도 브론즈, 실버, 골드 순으로 고티어라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는데, 브론즈 아래로 더 낮은 티어가 있다는 것은 잘 모른다. 아이언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티어이기 때문. 나는 그래서 내 친구가 아이언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게 실제로 가능한 일이었냐고, 이세계에서나 존재하는 티어인 줄 알았다며 무척 신기해했다.(비웃었다는 소리다)


그리고 나는 이번 시즌 아이언이 됐다. 분명히 지난 시즌보다 더 열심히 했는데 실버에서 아이언으로 강등됐고, 다시 브론즈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노력할수록 포인트만 깎여 나가는, 발버둥 칠수록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는 늪에 빠졌다.


브론즈라고 하면 사실 모든 인게임에서 무시를 받는 티어인데 브론즈조차 되지 못한 나. 그래서 올해는 다른 것은 몰라도 브론즈는 꼭 되고야 말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더니, 이력서를 넣었던 회사에서 연락이 와 면접을 봤다. 해당 회사보다 더 작은 회사에 지원했을 때도 떨어졌던 내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줬다는 건 아무래도 그거였다. 정신 좀 차리라는 일침.


하는 수 없이 당일치기로 면접을 보고 와 밤늦게 광주에 도착했는데 역 앞에서 파란색 조끼를 입은 여자가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제3세계 아이들의 사망 원인 1위가 무엇일 것 같으냐며, 이것만 투표해 주고 가면 된다고. 식수 부족과 영양 실조 중에서 나는 식수 부족을 선택했고, 그러자 그는 정답이라고, 아주 기뻐해 줬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유니세프 후원자가 되어 월 3만 원을 자동이체하게 됐다.


아무튼지 간에 정말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구나! 후원마저 얼떨결에 새치기 당하듯이 하고 말이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되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아이언보다 아래는 없으니 이제 더 아래로 떨어질 일은 없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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