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산강 드라이브를 좋아한다

연재실패시즌2_19화 / 보라

by 금붕어

나는 영산강 드라이브를 좋아한다. 영산강을 바라보는 게 좋고 구불구불한 그 길을 지나는 게 좋다. 이건 남에게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고 그래서 혼자 있을 때가 제일 좋다. 설명 가능한 일보다 설명 불가능한 일이 내가 그 일을 더 좋아한다는 것의 증명이 될 때가 있다. 아니 항상 그렇다.


어제는 퇴근하는 길에 부탁받은 업무가 있어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을 했고 가던 중에 그 업무가 취소되었다. 그 때 나는 좌회전만 하면 영산강으로 빠지는 길목에 있었고 바로 방향을 틀어 영산강으로 향했다. 아침에 출근해 캄캄해져서 퇴근하는 나는 밝은 영산강을 볼 기회가 별로 없고, 주말에 나가서 보고 오면 되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밝은 영산강을 볼 생각에 기분이 매우 고조되어 있었다.


밝은 영산강은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더 아름다웠다. 기분이 지나치게 좋아지고 만 나는 창문을 모두 열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드라이브를 했다. 이 길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아니 이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맞겠다. 길은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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