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나는 까치는 1989년에 50여 마리의 까치를 육지에서 들여와 풀어 놓았다고 한다.
50 여 마리의 까치는 감귤 과수원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먹이와 천적이 없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순식간에 번식을 했고, 과수원뿐만 아니라 밭작물까지 피해를 일으킨다. 물론 우리 집도 까치의 맛집이다.
까치가 총총 걸어 다니는 모습은 여전히 귀엽다. 그러나 고양이 사료를 먼저 와서 쪼아 먹는 장면 앞에서는 마음이 복잡해진다.
길을 건너는 일조차 조심스러운 고양이는 경계를 하며 천천히 다가온다. 그런데 사료를 내려놓고 잠시 지켜보면, 까치가 먼저 날아와 쪼아 먹는다. 그리고는 어딘가를 향해 고개를 들어 신호를 보낸다. 잠시 뒤 까치 가족이 함께 내려앉는다. 순식간에 밥그릇은 비워진다.
과실을 쪼아 먹는 일과, 고양이의 밥을 먹는 일은 내 마음에서 다른 무게로 남는다. 길조라 배웠던 새를 미워하는 마음, 그 감정이 낯설다.
되도록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고양이 밥그릇을 채운다.
고양이가 먹고 간 흔적은 하루 한 번 남짓이다. 고양이가 먹은 흔적은 밥그릇이 깨끗하고 까치가 먹은 흔적은 그릇에 알갱이가 남아 있는 것이 다르다.
헛걸음하더라도 한 번쯤은 배불리 먹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넉넉히 담아 둔다. 그러나 대부분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까치 가족이다.
오늘도 다시 사료를 채워 놓는다. 고양이가 먼저 먹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