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도는 (01)

사진과 차와 일상, 원래 있던 이야기들의 시작

by 백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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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를 마시면서 좋아하는 순간이 여럿 있는데 이게 그중 하나다.

가루를 개기 바로 직전 약간의 물을 넣었을 때. 차와 물이 아직 섞이기 직전.




농차로 마시기 좋다는 이유로 구매한 소산원 - 운학(雲鶴).

사실 박차로 마시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부드러워서..

이름에 구름 운이 들어간 이유를 알 것 같은, 그런 여유와 나긋함이 묻어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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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완벽하게 찍진 못했지만 그런 환상적인 순간이 있다.

차선을 젓기 시작하면서 해가 들어오는 때. 아주 반짝거리는.


일상의 사소한 기적이나 마법이라는 문구를 쓴다면 차를 마실 때 쓰고 싶다.

몽글몽글 퍼지는 차향에 늦지 않게 차선을 갖다 대어 젓기 시작해 '아 이건 맛있겠다. 맛있어져라.'라는 생각이 들 때, 해가 들어 퇴수기와 찻물이 반짝거릴 때, 오늘은 그럴 거라고 답하는 것 같은 때.

그리고 확답을 받은 것처럼 맛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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