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시간입니다. 채소 나오면 학생들이 몇 번 먹어야 되는지 일일이 묻습니다. 음료나 과일이 나올 때도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지요. 일일이 대답해 주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교실에서 야채는 한 개 이상 먹기, 밥은 다 먹기" 안내하고 내려갑니다. 최근에는 "어제보다는 빨리 먹자"라고 말해둡니다.
친구 한 명이 식판을 받자마자 말합니다.
"나뭇잎 다 먹을게요."
"그래!"
나뭇잎이란 말에 웃었습니다. 1학년 표현, 귀엽기도 하고요.
5교시까지 있는 오늘. 목요일은 운동장 산책합니다. 서늘해서 좋습니다. 오후부터는 장마가 시작될 테니 오늘은 모래놀이라도 해야 했습니다. 이왕 노는 거 글씨도 써보게 합니다. "선생님 예뻐요"는 제가 주문한 문장입니다. 써두고는 사진 찍으라고 합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자 단단히 마음먹었습니다. 종이 모으는 박스에 테이프, 휴지도 있네요. 종이에 둘둘 말린 테이프는 종이가 아닌데 말입니다. 다 덮었습니다. 종이 조각 하나씩 다시 담아봅니다. 색종이 두 장 눈에 띕니다. 연애편지인가요? 헤어지라고 해야겠습니다.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습니다. 글 쓰는 선생님이 된 이후로 웃을 거리도 수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