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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미 Sep 21. 2023

오랜만

근황에 대해서

이직을 하고 생각보다 적응기간이 길어진다. 도무지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아서 퇴근 후, 어떤 생산적인 일도 할 수 없었다. 지금 노트북을 연 이유는 여유가 생겨서라기엔 거짓말이고, 이렇게 블로그라도 쓰면서 회사 일 외적인 것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서다. 


근데 막상 뭔가를 하려고 하니 뭘 써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드라마만 주구장창 봤다. 남자친구가 매번 놀란다. "그걸 벌써 다 봤다고?" 퇴근하고 하루종일 드라마로 도피해있다보니, 넷플릭스에 올라온 인기드라마는 순식간에 완결해버리게됐다. 

참, 드라마에 빠져사는 사람들 이해못하던 나였는데 내가 그러고 있다니. 드라마 속에 살던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그것으로 위로 받고 있었던가... 따듯한 말 한마디라도 해줄걸. (ㅎ..)


그렇게 몇 편의 드라마를 완결하고 나니, 이제는 무슨 글이라도 써볼 힘이 생겼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스트레칭도 했고, 퇴근하면 따릉이 타고 운동도 한다.

그렇게 다섯 달 만에 써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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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주일에 한 번은 미술관에 들렸다.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고, 나름대로 유일한 취미생활이 전시회 관람이었다. 미술을 좋아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도 내가 왜 계속 미술에 관심을 두는지 모르겠다. 그냥 콘텐츠를 잘 만들고 싶었는데, 뭘 목적으로 만들었던 건지도 잘모르겠고. 암튼 일주일에 한 번은 청소처럼 하던 게 전시회를 가는 거였다.


확실한 건, 스트레스 때문에 미술관으로 도망친건 아니었다는 점. 미술관은 즐거운 곳이지만 스트레스를 풀어주진 않는다. 또, 짜증나는 마음을 안고 가고싶지 않은 곳이다. 그걸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느끼고 있다-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하루종일 멍하니 드라마만 보거나 사지도 않을 쇼핑몰만 미친듯이 뒤지게 되더라고...?


야근과 스트레스가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보니, 이제는 미술이 조금 다른 관점으로 와닿는다. 이 무료하고 건조한 일상에 꼭 필요한.. 수분적 역할이랄까? 편안한 음악, 감동적인 영화, 위로가 되는 문장들. 그리고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전시회.

일은 재미있는 점도 분명 있지만, 힘든게 기본이다. 내 자유함을 거슬러 몸과 생각을 움직여야하고, 지옥같은 타인과 함께 해야하니. 그런 일을 하며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는데, 그냥 가만히 있어서는 행복이 걸어들어올리 없다. 내가 찾아 나서야지.


문화생활은 회색빛 일상에 컬러를 주는 것이다.

행복도, 행복할 방법을 아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했다.

문화생활 안에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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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회사에서 무려 9시간. 출퇴근 시간까지 포함하면 11시간을 보내는데, 이 지겨운 사무실을 벗어나 또 나만의 나를 위한 생산적인 시간을 가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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