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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민관 Nov 14. 2016

Dodge Charger III

1968 Dodge Charger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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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지 차져 III는 거의 바닥에 붙어있다시피 한, 굉장히 낮고 날렵한 자동차이다. 닷지는 1968년 이 컨셉을 공개했는데, 애초에 양산으로 들어갈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대신 이 컨셉은 닷지의 모든 앞선 기술력과 발전된 엔지니어링(특히 공기역학적 분야에서)을 보여주는 것에 그 존재의 의의를 두고 있었다. 이 차를 공개한 후, 닷지는 '역대 최고의 에어로다이내믹스를 자랑하는 차'라고 선전했고 이는 과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매끄럽고 납작한 차체는 실용적이지 못했다. 차져 III의 내부는 굉장히 좁았고 거의 밀실 공포증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리고 일반적인 윈드실드와 창문 대신 단 하나의 커다란 창이 카본 파이버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형태였기 때문에, 드라이빙 도중에 바람을 즐기려고 창문을 열 수도 없었다. 차에 탑승할 때는 캐노피 전체가 뒤로 젖혀져서 열렸으며, 캐노피가 위로 올라갈 때 시트와 스티어링 휠, 그리고 대시보드가 위로 8인치 정도 올라와서 탑승을 좀 더 쉽게 만들어 주었다.



차져 III는 426마력의 크라이슬러 V8 Hemi 엔진을 장착했고, 이는 차실 바로 위쪽의 긴 후드에 위치해 있었다. 흥미롭게도 엔진 옆에 있는 마개를 들추면 점검판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엔진오일, 냉각수의 유체 레벨 상태와 배터리 잔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기다란 후드 앞쪽에는 숨겨진 헤드램프와 2개의 공기 흡입구가 있었다.


또한 이 차의 리어 엔드에는 거대한 에어 브레이크 플랩이 장착되어 있다. 요즘에는 파가니 와이라 같은 하이엔드 슈퍼카들에 이런 장비들이 많이 장착되지만, 그 당시에는 굉장히 드문 것이었다. 이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연동되어 자동으로 작동했으며, 급속 제동 중에 안정성을 더하기 위한 것이다.


이 컨셉이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모습임에는 틀림없지만, 양산에 들어가기에는 지나치게 비실용적이고 복잡했기 때문에 컨셉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차는 마치 닷지 차져 II의 후속인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둘 사이의 공통점은 이름뿐이었다.


닷지가 이 차의 기본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실제 대량생산 차에 적용(바이퍼 GTS의 형태로)시키는 데에는 25년 이상이 걸렸으며, 이는 매력적이고 좋은 아이디어와 디자인조차도 세상의 빛을 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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