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꾸었느냐?
레퍼런스 3개
A Bittersweet Life 줄거리 및 지정 대사.
Crime and Punishment: Project Gutenberg
Antifragile: Goodreads
"바람은 촛불을 끄고 불길을 되살린다"
이 한 문장이 인생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우리에게 닥쳐오는 시련과 혼돈,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들은 바람과도 같아서, 우리를 무너뜨리거나 혹은 더 강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불꽃이 되어 그 바람을 기꺼이 맞이해야 합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악(惡)을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온 고통 속에서 어떻게 더 단단한 나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떤 사상가는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충격에 깨지지 않는 단단함을 넘어, 혼돈과 스트레스, 불확실성을 통해 오히려 더 강해지는 성질을 의미합니다. 삶의 변동성을 피하고 안정만을 추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약하게 만들 뿐입니다. 진정한 성장은 예측 불가능한 시련 속에서 그것을 이겨내는 것을 넘어, 그것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을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이는 삶을 대하는 하나의 태도이자 철학입니다.
한 영화 속 조직의 해결사는 충직하게 살아온 자신의 세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선택을 합니다. 그는 보스의 연인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지만, 연민과 인간성이라는 작은 불씨 때문에 그들을 살려주기로 결심합니다. 그 선택의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잃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 복수의 길을 걷게 되죠. 결국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독백을 떠올립니다.
"어느 늦가을 밤, 제자가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스승이 물었습니다.
‘악몽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스승님.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울었습니다.’"
그의 선택은 모든 꿈을 앗아갔지만, 자신 안의 무언가를 지키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습니다. 그 고통스러운 여정 끝에 그는 첼로 연주를 듣던 단 하루의 평온한 기억 속에서 아주 드문 미소를 되찾습니다.
또 다른 소설 속 가난한 학생은 자신만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사회의 해충이라 여기던 노파를 살해하는 끔찍한 선택을 합니다. 그는 그 행위가 자신을 초인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영혼을 갉아먹는 끔찍한 고통과 죄의식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가져온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를 파멸 직전까지 몰고 갑니다. 소설 속 한 인물의 말처럼 "위대한 지성과 깊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고통과 번민이 필연적이다"라는 말이 그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했습니다. 그의 구원은 오직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어떤 선택도 완벽한 선(善)이 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하나의 길이 파멸처럼 보이고, 다른 길 역시 상처를 남길 때, 우리는 기꺼이 더 나은 악을 선택하고 그 결과를 감내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선택 이후의 과정을 어떻게 견디고 성장하느냐에 있습니다.
해결사가 찰나의 평온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학생이 고통의 끝에서 구원의 실마리를 발견했듯, 우리의 혹독한 선택 역시 새로운 성장의 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내린 힘겨운 결정들이 가져온 상처와 혼돈을 기꺼이 받아들이세요. 그것이 바로 당신을 더 단단하고 깊이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안티프래질'의 과정이니까요.
시련의 바람 속에서 꺼져가는 촛불이 아닌, 더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