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습관이란 건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야

너만의 식탁을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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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워드. 셰프이자 음식 평론가, 칼럼니스트지. 요즘 '건강한 식습관'이라는 말만 들으면 아주 진절머리가 나. 맛대가리 없는 샐러드, 밍밍한 주스, 퍽퍽한 닭가슴살을 꾸역꾸역 넘기면서 이게 건강이라고? 웃기지 말라 그래!

음식이란 건 즐거워야 하는 거야. 그래서 오늘, 내가 이 논쟁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두 사람을 내 가상 주방으로 끌고 왔어. 한 명은 식물 기반 식단의 전도사 마이클 그레거 박사, 다른 한 명은 초록 지붕 집의 그 말괄량이, 앤 셜리. 이 둘에게 따져 물었지. 건강하게 먹는다는 게 대체 뭔지, 제대로 좀 들어보자고.


건강식, 꼭 맛없어야 할까?

먼저 그레거 박사. 당신 책, 『죽지 않는 법』, 인상 깊었어. 자연 그대로의 식물 기반 식단이 심장병이나 제2형 당뇨병 같은 킬러 질병들을 예방하고, 심지어 되돌릴 수도 있다는 주장은 강력했지. 고기, 유제품, 가공식품을 최소화하고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를 최대화하자는 원칙, 좋아. 듣기만 해도 몸이 정화되는 기분이지.

근데 말이야, 박사. 당신이 만든 '데일리 더즌' 체크리스트? 이건 무슨 숙제 검사 맡는 기분이잖아! 하루에 먹어야 할 걸 24개나 체크하라니, 음식이 아니라 무슨 과제 같다고. 사람들이 왜 건강식을 시작했다가 금방 나가떨어지는지 알아? 바로 이런 압박감 때문이야. 음식은 예방약이기 전에 즐거움이라고!

물론 당신도 가공된 식물성 식품이나 가짜 고기만 먹는 건 건강하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지. 하지만 매일같이 엄격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스트레스만 줄 뿐이야. 당신 스스로도 '가끔 식단에서 벗어나도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했잖아? 그 말은 당신도 이게 얼마나 빡빡한지 안다는 소리 아니겠어!


앤 셜리의 식탁: 절망과 기쁨 사이

자, 이번엔 앤 셜리. 너 말이야. 초록 지붕 집에 처음 와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을 때, 그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빵 한 조각 제대로 못 넘겼지? 목구멍에 커다란 덩어리가 치밀어 올라 초콜릿 캐러멜조차 삼킬 수 없었다고 했지. 그게 바로 음식과 마음의 연결고리야. 기분이 엉망이면 진수성찬도 모래알 같고, 행복하면 소박한 식탁도 축제가 되는 법이지.


반대로 마릴라가 다이애나를 차에 초대하라고 허락했을 땐 어땠어? 그날 네 식탁은 축제였지. 화려한 '로즈버드 스프레이 찻잔 세트'는 아니었지만, 오래된 갈색 찻잔에 담긴 차와 노란 단지에 담긴 체리 보존 식품, 과일 케이크까지. 그건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어. 환대였고, 기쁨이었고, 관계였지.

그 순간의 행복이 네 몸과 마음에 얼마나 좋은 '영양분'이 되었을까? 넌 늘 사소한 것에서 기쁨을 찾아냈잖아. "시월이 있는 세상에 살아서 정말 기뻐요." (I'm so glad I live in a world where there are Octobers) 라고 외치던 너처럼, 우리는 가을 사과 한 알에서도 우주의 맛을 느낄 수 있어야 해.


너만의 식탁을 차리는 법

자, 이제 정리 좀 해보자고. 그레거 박사의 과학과 앤 셜리의 마음을 합치는 거야. 건강한 식단은 중요해. 통곡물, 신선한 채소와 과일, 콩류가 우리 몸에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지. 하지만 그걸 어떻게 먹느냐가 핵심이야.


의무감에 짓눌려 억지로 먹는 샐러드 한 그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웃으며 먹는 따뜻한 콩 수프 한 그릇이 우리 영혼에 더 이로울 수 있어.


그러니 친구, 이제 남의 기준에 휘둘리지 마. '레드 라이트' 음식이라고 무조건 피하지도 말고, '데일리 더즌' 못 채웠다고 죄책감 느끼지도 마. 네게 맞는 균형을 찾는 거야. 바삭한 채소의 식감, 따끈한 콩 수프의 온기, 탐스러운 과일의 단맛을 즐겨봐.


때로는 정성껏 만든 케이크 한 조각이 어떤 영양제보다 더 큰 위로를 주기도 해. 중요한 건 네 몸의 소리를 듣고, 네 마음이 행복한 식탁을 차리는 거지.

건강한 식습관이란 건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야. 너만의 길을 찾는 여정이지. 그러니 오늘, 네 식탁에는 어떤 맛과 이야기를 올릴 건지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네 인생의 맛은 바로 네가 만드는 거니까.


소재: Anne of Green Gables (Lucy Maud Montgomery), How Not to Die (Michael Gre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