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소년 **지안 리버스(지안)**는 희귀병으로 하루 대부분을 병실에서 보냈다.
약물의 냄새와 삐삐거리는 모니터 소리 속에서, 그는 점점 더 몸이 무너져 가는 걸 느꼈다.
야구 선수는 지안의 오래된 꿈이었다.
그러나 뼈가 시리고 가슴이 조여 오는 통증은 그 꿈을 조금씩 잘라냈다.
그럼에도 지안은 작은 휴대폰을 몰래 꺼내 들었다. 병원 규칙은 환자들의 유튜브 시청을 제한했지만, 그는 오늘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프로 리그 챔피언십 경기, 결승전.
전설적인 타자 리오 말든이 마지막으로 타석에 서는 날이었다.
해설자의 목소리와 관중의 함성이 이어폰을 타고 흘러들었다.
지안의 눈은 화면에 고정되었다.
투수 카일 던컨의 공이 번개처럼 날아오고, 리오는 천천히 방망이를 들어올렸다.
“저렇게… 치고 싶다.”
지안은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현실의 몸은 쇠약했지만, 상상 속에서는 유니폼을 입고 더그아웃을 뛰쳐나왔다.
“내 몸은 무너져도, 내 꿈은 마운드 위에 남을 수 있어.”
경기 막판, 리오는 마지막 타석에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환호성과 함께 홈런이 터져 나왔고, 지안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그 순간, 병실 문이 열리며 간호사가 들어왔다.
“지안, 이제 그만 봐야 해.”
그러나 소년의 귀에는 오직 리오의 목소리만이 메아리쳤다.
“나보다, 다음 세대가 더 빛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내 할일을 넘긴다”
지안은 이어폰을 꽉 눌렀다.
“다음 세대… 그게 내가 될 수 있다면.”
희미한 새벽빛이 창문 틈으로 스며들었다.
지안은 여전히 휴대폰을 손에 쥔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러나 화면은 재생되지 않았다.
사실,
유튜브 영상은 시작조차 누르지 않은 상태로 멈춰 있었다.
간호사가 다가와 확인했을 때, 지안의 심장은 이미 멈춰 있었다.
그가 보았던 야구 경기는— 그가 만난 전설 리오의 마지막 타석은—
모두 꿈속에서만 펼쳐진 환상이었다.
소년은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편 실험실2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