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실험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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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의 징조가 아직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 **지안 리버스(지안)**는 동네 어린이 야구팀의 일원이었다.

햇빛이 쏟아지는 여름날, 작은 구장에서 그는 친구들과 함께 뛰었다.
몸은 남들보다 약했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했다.

훈련이 끝난 뒤, 팀의 문제아 크레이 브룩스가 다가왔다.
덩치 크고 목소리 큰 그는 항상 지안을 노렸다.


“야, 네가 제일 약하잖아. 장비 좀 들어라.”


크레이는 공과 방망이가 가득 담긴 무거운 가방을 지안의 가슴에 억지로 밀어 붙였다.
지안은 숨이 가빠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가방을 들었다.

며칠 뒤 연습 경기에서, 지안이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던 순간,
크레이가 슬쩍 발을 내밀었다.
지안은 그대로 넘어져 흙바닥에 처박혔다.


“하하! 뭐야, 또 쓰러졌냐? 진짜 팀 약골이네.”


그의 웃음소리에 몇몇 아이들이 같이 킥킥거렸다.
지안은 손바닥이 까지고 무릎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데도, 꾹 참고 다시 일어났다.

지안이 숨을 고르며 다시 타석에 섰을 때, 크레이는 가까이 와서 귓속말을 했다.


“너 병 있잖아. 곧 못 뛸 거면서 뭐하러 애쓰냐? 팀에서 짐만 되지.”


가슴이 쿵 내려앉았지만, 지안은 방망이를 꽉 쥐었다.


“나는… 아직 뛸 수 있어.”


그는 작은 몸으로 끝까지 스윙했다. 공은 짧게 굴러갔지만, 지안은 멈추지 않고 달렸다.

그날 경기는 결국 패배로 끝났고, 지안의 기록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벤치에 앉은 그는 글러브를 꼭 끌어안으며 다짐했다.


조롱받고, 넘어지고, 피를 흘려도—
나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후 병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운동장은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이 구장은,
그가 마지막까지 꿈속에서 되살린 무대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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