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리버스 지역 유소년 리그 선발 테스트의 날이 밝았다.
**지안 리버스(지안)**는 전날 밤 통증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 시험이야말로 자신의 운명을 바꿀 첫 관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 **비비아나 아라다(비브)**가 늘 그렇듯 미소를 지었다.
“넌 할 수 있어. 걱정은 내가 대신할게.”
운동장은 수십 명의 아이들로 붐볐다.
심판 겸 감독을 맡은 앨버트 코넬리는 냉정한 목소리로 규정을 읊었다.
“타격, 수비, 주루 평가까지 통과해야만 정식 선수단에 등록된다. 불합격자는 예비 명단에서도 제외된다.”
첫 순서는 전술 퀴즈와 규칙 이해 시험이었다.
지안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 규칙과 포지션 운용 문제를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냈다.
결과 발표에서 그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저 아이가…?”
늘 약해 보였던 지안이 1등을 했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어진 체력 테스트에서 약점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달리기 기록은 기준치에 못 미쳤고, 팔 힘은 턱없이 부족했다.
스톱워치가 멈추자 코치는 냉정하게 말했다.
“리버스, 기준 미달. 불합격.”
지안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역시 내 몸은… 벽을 넘을 수 없는 건가.”
그때, 전광판이 잠시 멈추더니 낯선 문구가 나타났다.
[심리 평가 개입. 불합격 판정 보류.]
운동장이 술렁였지만, 감독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침묵했다.
지안의 눈앞에 작은 태블릿 인터페이스가 열렸고, 정체불명의 음성이 들려왔다.
“지안 리버스. 네 몸은 불완전하다. 그러나 네 정신은 기준을 초과한다. 질문에 답하라. 너는 왜 야구를 원하는가?”
지안은 온몸이 떨렸지만, 진심을 토해냈다.
“내 몸은 약합니다. 하지만 저는 야구장에서만큼은 저 자신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빛나고 싶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음성이 다시 울렸다.
“…답변 수락. 네 길을 허가한다.”
최종 합격 명단에 지안의 이름이 올랐다.
비브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지안의 마음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합격은 자신의 실력 때문일까, 아니면 정체불명의 시스템이 내린 선택 때문일까.
그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어… 지안. 너도 합격했냐?”
돌아보니, 크레이 브룩스가 비죽 웃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누군가의 서명이 억지로 끼워 넣어진 서류가 들려 있었다.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안은 알았다.
크레이가 이번에도 비열한 방법으로 합격했다는 것을.
두 소년의 눈빛이 잠시 교차했다.
한쪽은 고통 속에서도 정직하게 버텨 얻은 자리,
다른 한쪽은 속임수로 빼앗은 자리.
운동장은 환호로 가득했지만, 지안의 가슴 속에는 새로운 긴장감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이제부터는 야구장 안에서, 정정당당히 마주쳐야 할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