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는 쉬운것 같으면서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공연을 다니면서 가장 신경 쓰는것 중에 하나는 ‘배려’다. 공연은 서비스업이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면 그들에게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담당자도 배려가 필요하다. 공연자에게 신경을 써주면 그만큼 좋은 공연이 되는건 당연한 일이다. 가끔 들어보면 공연자에 대한 배려를 안하는 것도 모자라 ‘슈퍼갑’ 행사하는 사람도 있는것 같지만 다행히 나는 그런 부류는 만나보지 못했던것 같다.
공연장에 도착하면 담당자는 딱 두 부류로 나뉜다. “알아서 해주세요”와 “알아서 해 주실거죠?” 미세한 차이인데, 전자는 공연자에 신경 1도 안쓰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고 후자는 배려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공연자는 낯선 공연장에 오면 긴장이 많이 된다. 이때 따스한 한마디는 힘이 되곤 한다. 뭔가를 바라는게 아니라 한마디의 배려가 더 열심히 하게 만든다는 거다. ‘공연 끝나고 같이 식사하고 가세요’하는 사람과 ‘알아서 밥먹고 가세요’의 태도가 그런경우다.
얼마전 일이었다. 공연장에 도착한 내게 담당자의 태도는 느끼기에 쌀쌀 맞았다. 공연장은 어디고 몇시부터 시작하면 된다며 주의사항만 주욱 나열하는 그녀에게 나의 첫마디는 이것이었다.
“물 한잔만 주시면 안될까요?”
공연자도 손님인데 물한잔 대접할 수 있는것 아닐까? 간 곳이 공연비 못받는 자원봉사 공연이라는 사실은 둘째치고 짐을 혼자 낑낑대며 계단을 올라왔던 나는 공연의 소모품이라는 생각마져 느끼게 했다. 물론, 정신 없는 장소에 경험부족과 많은 것을 혼자 감당하려는 초보 기획자의 모습이라 그럴 수 있었겠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될 것이 부족해 보였다. ‘배려없음’이 더 크게 다가왔던게 문제였다. 내 말에 흠칫 놀라며 물을 찾으러 갔던 그녀는 바쁘다는 핑계로 결국 물은 가져다 주지 않았다.
담당자의 행동은 공연장이 어떤곳 일지 짐작케한다. 관심과 애정이 없는 그녀의 ‘배려없음’을 본 나는 공연에서 ‘배려있음’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결국 예정된 시간을 1시간이나 넘겨 공연이 시작 되었다. 미안하다고 하지만 말뿐인 미안함이 느껴졌다. 늦어질것 같다는 사전 통보는 받지 못한채 앞서 준비된 이벤트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최선을 다해서 공연을 하고 나왔지만 씁쓸한 기억만 남게 되었다. 이 글을 읽은 일부의 사람들은 ‘뭐 그런거에 연연해? 공연만 잘하고 나오면 되지’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연자는 최선을 다하고 나오는게 당연하지만 그 당연함을 너무 당연시 여기는 이들이 다른 일에는 안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써 본다. 이 세상에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배려 조차 안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또 하나 배운다. 그들이 배려가 없을지라도 나는 배려 있는 마술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배려는 쉬운것 같으면서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