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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사라졌다

*겪었던 생활 속 작은 에피소드를 가끔씩 공유해 볼까합니다...








<할머니가 사라졌다>







“이.. 이봐요 총각”



분주한 지하철 안. 한쪽에 기대어 조용히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왠 할머니가 말을 건다. 첫눈에도 90세는 족히 되어 보임직한 할머니는 애처로운 눈빛을 내게로 보내고 있었다.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해 오랫만에 딸을 만나러 온 것일까? 복잡한 서울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보이는 불안감이 내비쳤다.  갑작스런 행동에 나는 이어폰을 빼고 물었다.

“무슨 일이세요?”

할머니는 구부정한 허리를 겨우 펴며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대..대림 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지하철이 멈추면 말 좀 해주구려”

마침 내가 내려야 하는 역과 같았기에 나는 그러마 대답했다. 할머니는 안심한듯 했다. 다행이었다. 4정거장 쯤 후면 내려야 해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혹시 내릴 곳을 정확히 
알려주어야 하는데 잊어버리면 어쩌지’

만일 내가 음악을 듣다가 잊어 버리고
 홀로 내린다면 이 할머니는 길을 잃고 해멜 것이 뻔해 보였다. 나는 음악을 끈 채 신경을 곤두 세웠다. 아마 누구라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을까? 막중한 책임감 같은게 올라왔다.

마침내 ‘대림’역에 지하철이 다다르자 나는 할머니를 찾았다. 그런데 아까도 있던
 할머니가 보이지 않는것이었다. 지하철 문이 닫히기라도 할까봐 걱정을 하면서 나는 할머니를 급히 찾았다.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는 대림역에 누구보다 먼저 서서 문이 열리자마자 빠른 속도로 홱~하고 사라졌다.

~_~









'하.. 할머니? 내리실 거면서 저한테 왜 물어보셨어요? 흑..'


나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하염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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