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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송비 Nov 24. 2019

윤희에게

마지막으로 영화관에 간 게 10월 3일이었다. 그 사이엔 전자음악 수업을 들었다. 시간이 생기면 숙제를 해야 했어서 영화를 보지 못했다. 놓친 영화들이 있는데 어쩔 수 없었다. <씨네21>도 집으로 계속 배달되고 있었지만 영화를 보지 않으니 그냥 종이여서 너무 아까웠다. 영화를 안 보면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많지 않은 잡지다. 그래서 영화를 꾸준히 보는 좋은 동력이기도 하다. 음악 수업은 아직 1번이 남았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끝났어야 하는데, 마지막 수업이 한 주 밀렸다. 음악 얘기는 음악 시간에 다시 하는 것으로. 


요며칠 사이 반짝 추위가 두 번 정도 다녀가고 나서 마음 속의 계절은 겨울이 되었는데, 바닥에 쌓인 비 맞은 낙엽을 보면서 아직 가을이 가진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직 잎이 달린 나무들이 많다. 


영화를 보고 글을 쓴 건 <메기>가 마지막이지만 사실 그 사이에 영화를 한 편 보긴 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배드 지니어스>를 봤다. 왜 이거였냐고 한다면, 영화는 보고 싶은데 시간을 최소로 써야 했기 때문에 집에서 보았다. 밖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앞으로 2시간(준비하고 이동), 뒤로 1시간(집에 옴)은 까먹어야 한다. 배드 지니어스 얘기는 언젠가 따로 적을까 한다. 이렇게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 귀여운 영화였다. 치팅이 그렇게 쉽지 않아.


오랜만에 로맨스를 봤다 싶었는데, 찾아보니 최근에 <유열의 음악앨범>을 봤다. 아, 근데, 어, 그게, 달라. 음. 달라요 달라. 많이 달라.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어쨌든 사랑이 이루어졌습니다~~~~ 하는 행복한 결말은 어쩐지 기억에 오래 남지 못하는 것 같다. 현실에서도 그렇다. 연애 얘기 중 (내 얘기를 제외하고) 가장 솔깃한 얘기는 헤어진 얘기이고, 그 다음은 썸타는 얘기이다. 연애 중인 사람들의 얘기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그냥 안부를 전해듣는 느낌이라서. 사실 최고 빅잼은 연애 중에 썸타는 얘ㄱ... 


영화는 내내 겨울이었다. 쌓인 눈 위로 또 눈이 내리고 있었다. 겨울 로맨스하면 역시 <러브레터>인데. 조만간 또 봐야겠다. 영화관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틀어줘도 되지 않을까. 조만간 <겨울왕국2>를 보게 될 것 같은데 아직 1편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 다음엔 <이태원>을 볼 것 같다. 이상하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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