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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두막바리스타 Feb 12. 2016

네가 니 편이 되어줄게

상담사가 선택한 마음노래 이야기 take. 1

“똑 똑 똑”


학교선생님의 반강제적인 권유 속에, 어머니의 손을 잡고 중학교 여자아이가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첫만남에서부터 고개를 숙여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눈을 맞추지 않으며, 마치 죄인마냥 “네, 아니요, 몰라요”라는 대답과 꺼져가는 한숨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아이의 스텝에 맞춰 천천히 기다려줬습니다. 상담회기가 지날수록 아이는 상담사와의 관계를 통해 안정감을 경험했기에 눈을 맞췄고, 미소를 띄웠으며, 때론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기도, 속상함과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엄마의 인생에 있어 벗어버리고 싶은 커다란 짐, 떼고 싶은 혹이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열등감 속에 죽고 싶은 생각도 들고, 그렇게 죽어버리면 먼저 떠난 자식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아가야할 엄마에 대한 더없는 죄책감이 들어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고 호소하더군요. 자신을 향한 낮은 자존감과 홀로 아이를 힘겹게 키우는 엄마에 대한 죄책감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어느 덧, 만남의 시간이 흘러 아이와의 헤어짐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아이에게 “노래” 선물을 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인터넷으로 악보를 찾고 상담실에 있는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

 모두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아 기댈 곳 하나 없네

 이젠 괜찮다 했었는데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온 이 절망에 나는 또 쓰러져 혼자 남아 있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괜찮다 말해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모두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릴 기억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네가 니 편이 되어줄게』 커피소년 -


노래를 마치고 아이의 손에 노래의 가사 말과 함께 “언제나 네 곁에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음을 기억하렴”이란 메시지의 편지를 쥐어주니, 아이는 눈으로 말하더군요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아이를 떠나 보낸지 일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종종 그 때 아이와 함께 나눈 그 따뜻함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때론 저 자신이 힘에 겨워 지쳐 쓰러질 때면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네가 니 편이 되어줄게”라는 노래를 듣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부모님, 마음으로 삶을 격려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이 내게 전해주는 따뜻한 음성을 마음의 귀로 듣고 있으면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기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루 하루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가족들 먹여살려야 하기에 던지지 못할 사직서를 한쪽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아빠들에게...     


길고 긴 겨울 방학, 아이들을 먹이고 치우고 또 먹이고 치우고, 24시간 함께 뒹굴고 있는 엄마들에게...     


페메(페이스북 메신저) 때문에 친구들과의 오해로 마음 상해 눈물 흘리고 있는 중고딩들에게...     


방학동안 살 빼서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고기 반찬대신 풀때기만 먹고 있는 초딩들에게...      

오늘 하루, 이 노래 선물로 들려드릴께요. “네가 니 편이 되어줄게” 이 노래 들으며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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