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아들이 해맑게 질문을 해왔다.
엄마가 chat GPT보다 나이가 많냐는 것이 질문이었다.
나는 순간 자못 당황스러웠다.
그.. 그렇지 엄마는 40살이니까
chat GPT는 언제 태어났는지 chat GPT에게 물어보니까 'ChatGPT(즉, 저)는 OpenAI가
2022년 11월 30일에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하고
똑 부러지게 대답해 준다.
즉 Chat GPT는 만 3살쯤 되었고
나는 만 39세쯤 되었으니
내가 걔보다 무려 36살이나 더 많다.
나이가 더 많으면 밥도 사줘야 되고 아는 것도 더 많아야 하고
더 어른으로서의 덕목들을 더 갖췄어야 할 것 같은데
chat GPT보다 내가 아는 것이 확실히 훨씬 더 적으니
좀 어쩐지 부끄럽고, 작아지는 기분이다.
내가 밥을 더 많이 먹은 건 확실히 맞는데.
인공 지능보다 아는 것이 적은데 나이는 더 많아서 부끄러운 기분이 살짝 드는 건 인간이어서 가능한 걸까?
아니면 '한국에서는 나이가 더 많으면 더 대답할 줄 아는 게 많아야 한다'라는 기본 명제와 해당 명제에 어긋나면 부끄럽다는 로직을 심어두면 chat GPT도 아 저는 지금 부끄러운 기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그럼 '부끄러운 기분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일까? 감정이라는 것이 애초에 표현하지 않으면 타인이 알 길이 없으니까, 사랑해, 좋아해, 이런 말 안 하면 사랑하는지 사실 알 수 없는 것이니까 그 사랑은 없는 것과 다름없는 게 아닌가....
나는 확실히 Chat GPT보다 나이도 많고
Chat GPT보다 이상한 생각도 더 많이 할 수 있고
Chat GPT는 못하는 파육개장을 아들을 위해 끝내주게 맛있게 끓일 수 있다.
대충 이 정도면 나이 더 많다고 자신 있게 말해도 될 거 같다.
엄마가 더 나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