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자고 일어난 딸을 보면 자라려고 잠을 잔 것처럼 매일 눈에 띄게 커나가고 있다.
그런 딸에게 종종 나는 벽에 서라고 키를 재보자고 한다. 군말 없이 벽에 서주는 딸에게 ‘잠깐만’ 하고 머리에 대어 보는 척하며 책으로 딸의 머리를 ‘콩’한다.
엄마의 실수인가 당황하는 딸에게 더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책으로 머리를 한 번 더 ‘콩’ 한다. 이제 반응이 온다. 어이없다는 듯이 막 웃는다. 원했던 반응이다. 나도 너무 재밌어서 웃는다. 키를 재어보니 무슨 일인지 지난번보다 2센티 작게 나왔다.
“어? 2센티 작네??, 아무래도 엄마가 책으로 머리를 때려서 땅에 박힌 것 같아 다시 뽑아보자!”
당황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지만, 고민할 틈도 없이 나는 내 두 손바닥 사이에 아이 얼굴을 놓고 얼굴을 들어 올리길 두 번한다. 아이는 또다시 어이없다며 깔깔대고 아이의 웃음에 나는 나의 ‘장난 성공’ 이 기뻐서 같이 깔깔댄다.
요즘 제일 좋은 것은 예전엔 내 장난을 받는 것이 남편뿐이었는데 이제 아이 둘이 생겨서 나의 장난의 대상이 늘어난 것이다.
가끔 가족들에게 묻는다
“주변 사람 중에 누가 제일 웃겨?”
“엄마!”
뭐 하나 된 것이 없고 이룬 것이 없는 삶 같아서 때때로 허망한 마음이 드는데, 적당히 내가 손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가족들에게 웃기는 사람이 되기. 이미 이룬 것 같지만 뺏기지 않으려고 늘 노력하는 자리이다.
어쩌면 내가 세상에 온 이유는 웃기라고인가?
아침부터 밤까지, 사이사이에 장난을 치고, 온 가족이 깔깔 대면 자기 전에 몹시 뿌듯한 마음이 든다.
내일도 나는 실없는 장난을 건네고
실없는 말들을 늘어놓고 깔깔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