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씨의 서재: 인생의 의미? '지금, 여기'에서 진지하게 춤을 추자!
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가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 / 전경아 옮김 /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
불안함의 원인은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서였을까?….
유튜브 알고리즘은 참으로 고지식하다.
자기계발, 동기부여 동영상을 하나, 둘 보면 어느새 첫 화면에 비슷한 동영상이 한가득이다.
미움받을 용기와 과제를 분리하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없어진다는 말에 혹 해서 바로 책을 주문해 버렸다.
자기계발, 동기부여를 주제로 한 어설픈 주장을 펼치는 책들을 더 이상 읽지 않기로 했지만, 왠지 이 책은 다를 것 같았다. 김정운 교수의 '감수 및 추천의 말'에서 이런 식의 미국식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고 밝혔듯이 나 또한 그러하다.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을 강하고 받고 있던 터라 당장 내 고민을 해결해 줄 것만 같았다.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그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싶어 진다.
아니면, 나의 진정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 주려고 했었다.
미움받을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불행해졌다.
다섯 번의 밤 동안의 청년과 철학자와의 대화 형식을 통해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을 쉽게 전달하려고 한다.
'청년'은 곧 고민이 많은 우리 자신이다.
첫 번째 밤 -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트라우마란 존재하지 않는다
p. 42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 - 즉 트라우마 - 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
소크라테스, 그리고 아들러
p. 53
답이란 남에게서 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구하는 것이라네. 남이 던져준 답은 어차피 대중요법에 불과해.
(대중요법: 원인이 아닌 증상에 대해서만 처치는 치료법)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p.69
생활양식을 바꾸려고 할 때, 우리는 큰 ‘용기’가 있어야 하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이냐.
아들러의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일세.
자네가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 말하자면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한 거지.
두 번째 밤 -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변명으로서의 열등 콤플렉스
p. 99
열등 콤플렉스는 자신의 열등감을 변명거리로 삼기 시작한 상태를 가리킨다네. 구체적으로는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라고 하거나 “나는 못생겨서 결혼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지.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A라서 B를 할 수 없다”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이미 열등감의 범주를 벗어난 걸세. 그건 열등 콤플레스지.
p. 101
현실적으로 노력을 하고 싶지 않다. 지금 누리고 있는 즐거움 - 예를 들면 놀거나 취미를 즐기는 시간 - 을 희생해서까지 변하고 싶지 않다. 즉 생활양식을 바꿀 ‘용기’가 없는 거라네. 다소 불만스럽고 부자유스럽지만 지금 이대로가 더 편한 거지.
p. 131 - ‘인생의 과제(task)’
“자네에게 부족한 것은 행복해질 용기다.”
(나 역시나 부족했던 것은 ‘행복해질 용기’가 아니었을까? 뭘 하면 행복할지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했다.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에 옮길 용기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행복해질 용기가 없다는 핑계를 찾아 헤맨 결과가 지금의 ‘나’이다. 이제라도 인지했으면, ‘행복해질 용기’를 내보자!)
세 번째 밤 -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인정욕구를 부정하라
p. 156
철학자: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인정받기 원하는 마음을 부정한다네.
청년: 인정욕구를 부정한다고요?
철학자: 타인에게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일세. 도리어 인정받기를 바라서는 안되네.
‘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 말라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p.173
만약 인생에 고민과 괴로움이 있다면 - 그 고민은 인간관계에 있으니 - 먼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는 내 과제가 아니다”라고 경계선을 정하게. 그리고 타인의 과제는 버리게. 그것이 인생의 짐을 덜고 인생을 단순하게 만드는 첫걸음일세.
먼저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를 생각하게. 그리고 과제를 분리하게. 어디까지가 내 과제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의 과제인가. 냉정하게 선을 긋는 걸세. 그리고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것이야 말로 구체적이고도 대인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만의 획기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지.
p.192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
네 번째 밤 -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인간관계의 목표는 ‘공동체 감각’을 향한 것
p. 211
타인을 친구로 여기고, 거기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공동체 감각’일세.
p. 212
아들러 심리학에서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라고 한다네. 불행의 근원은 인간관계에 있다. 거꾸로 말하면 행복의 원천 또한 인간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거야.
(만약에 ‘직장생활 지랄 총량의 법칙’에 의하면 항상 지랄 맞은 사람이 공동체에 존재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직장생활에서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일까? 그런 사람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있다면, 직장생활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려면
p. 241
어떻게 해야 인간은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아들러의 견해는 다음과 같지. “인간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낄 때에만 용기를 얻는다.”
p. 242
‘대체 어떻게 하면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낄 수 있느냐’
‘나는 공동체에 유익한 존재다’라고 느끼면 자신의 가치를 실감한다네. 이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대답이지.
다섯 번째 밤 -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p. 266
과제를 분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변할 수 있는 것’과 ‘변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하네. 우리는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에 대해서는 바꿀 수가 없어. 하지만 ‘주어진 것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 힘으로 바꿀 수가 있네. 따라서 ‘바꿀 수 없는 것’에 주목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주목하란 말이지. 내가 말하는 자기 수용이란 이런 거네.
교환이 불가능함을 받아들이는 것. 있는 그대로의 ‘이런 나’를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낸다. 그것이 자기 수용이다.
p. 267
우리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네. 그저 ‘용기’가 부족한 거지.
춤을 추듯 살라
p. 309
춤을 추고 있는 ‘지금, 여기’에 충실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춤을 출 때는 춤추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춤을 추면서 어디론가 가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지. 그래도 춤춘 결과 어딘가에 도달은 하겠지. 춤추는 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목적지는 존재하지 않아.
p. 314
우리는 좀 더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야 하네. 과거가 보이는 것 같고, 미래가 예측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자네가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지 않고 희미한 빛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일세. 인생은 찰나의 연속이며, 과거도 미래도 존재하지 않아. 자네는 과거와 미래를 봄으로써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려하고 있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지 간에 자네의 ‘지금, 여기’ 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 미래가 어떻게 되든 간에 ‘지금, 여기’에서 생각할 문제는 아니지.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고 있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을 걸세.
(현재의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야 한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핑계를 대거나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걱정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트라우마’라는 것이 있다면, 현재는 그것을 극복하는 삶이어야 하며, 미래가 불안정하다면 현재는 그 불안을 없애는 삶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인생의 의미는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춤췄을 때에만 명확해질 걸세.
인간관계의 고민을 각자의 과제에 침범하지 않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이 신선했다.
워낙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기에 ‘마음 챙김’을 비롯한 개인의 심리와 치유에 대한 Contents가 지속적인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다룬 이 책은 현실을 고민하는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을 다룬다. ‘트라우마’를 부정하고, 인간관계를 모든 고민의 근원으로 두고, 그 고민을 ‘과제의 분리와 공동체에 공헌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현재를 진지하게 살아가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미움받을 용기?
책의 제목인 ‘미움받을 용기’는 ‘자유’에 대한 내용을 다룰 때 한 번 나온다.
미움받을 용기가 있다고 해서 자유가 바로 생기고 행복해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조금은 덜 불행할 것 같긴 하다.
무작정 ‘퇴사할 결심’을 했을 때,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문제였을까? 회사가 문제였을까?
답은 둘 다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만약에 다음에 어떤 회사를 다니게 된다면,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최소한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고,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공동체 감각을 느끼면서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가려고 좀 더 노력해 볼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