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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hnnap Apr 26. 2024

〈퀴즈로 배우는 디자인〉



71. 트리밍이란 사진의 일부를 특정 형태로 자르는 기법입니다. 불필요한 정보를 잘라 내거나 종횡비를 바꾸는 등의 목적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합니다.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퀴즈를 풀고, 답을 설명하는 강조된 부분만을 읽는 데에 40분이 조금 넘게 걸렸다. 그리고 47개의 문제 중 38개를 맞았다.


 이 책은 디자인을 요소별로 분해하는 것이 아닌 상황별 예제(퀴즈)를 제시하는 접근법을 취한다. 이것이 왜 특히 좋다고 생각하느냐면, ChatGPT처럼 그림을 그려주고 디자인을 해주는 A.I. 또한 점차 많은 사람에게서 범용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초적인 디자인은 더 이상 백지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닌 선택과 디벨롭의 영역으로 환원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프롬프트로 원하는 디자인을 전달하는 방식은 텍스트를 통해서일 것이다. 물론 A.I.는 통계적으로 타겟층(ex. 패션 잡화에 관심을 가진 20~30대 여성)에 대한 분석이 어느 정도는 되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많이 디벨롭을 시도할수록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고 그것은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다. 그런 상황이 다가왔어도 주어진 상황이 어떠하고 따라서 어떤 구도와 레이아웃으로 어떤 느낌을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코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상황별로 퀴즈를 도입해 설명함으로써 무엇이 각 상황에 적절한 디자인적 접근법인지 제시한다. 좋은 구성이다.


 인용한 부분은 작년에 친구와 햄버거 세트를 먹었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 그저 누군가와 함께 있었음을 기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음식 사진을 찍는 나는 넓게 찍었다. 그리고 그는 햄버거를 아주 가까이서 반만 나오게 찍었다. 내가 찍은 사진은 사실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그저 데이터일 뿐이었지만, 그가 찍은 사진에선 햄버거가 당장 지나던 사람의 발걸음을 돌리게 할 만큼 상당히 먹음직스럽게 담겨있었다. 그랬던 원인에 ‘트리밍’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돼서 읽으면서 기뻤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타겟층이 해당 디자인을 만나게 될 상황에 대한 세심한 고려였다. 지하철 천장걸이 광고와 앱 스토어에서 로고마크인지의 경우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사정이 디자인에 반영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특히 로고의 경우, 개성을 살린 세부적인 것보다 미니멀한 것이 확장성이 크고 타겟층이 한정되지 않아서 좋다는 설명은 무릎을 탁 치게 했다(해당 문제도 틀린 것 중 하나였다). 창작이라고까지 말하긴 어려울 수 있어도 디자인이 환경과 조응할 수 있도록 인간에 대한 고려를 그것에 반영하는 것은 과연 예술적이라고 느껴졌다.


 디자인은 쉬운 영역이 아닐까, 그래서 배워보면 어떨까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정말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쉽게 구성되어 있지만 다 읽고 나면 디자이너들의 골치가 이만저만 아픈 것이 아닐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예상할 수 있다. 다소 발랄한 표지는 원서가 일본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은 초심자에게 양질의 많은 디자인적 지식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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